[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퀄컴만 바라보고 있는 휴대폰 업계가 울상이다. 퀄컴의 칩셋 제품의 생산이 수율(투입량 대비 완성품 비율) 문제로 불안정해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휴대폰 업체들은 올해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에 통신칩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하나로 합친 퀄컴의 원칩(one chip)을 일제히 채택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퀄컴의 원칩 `MSM8960`의 생산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애플 `아이폰5`의 출시가 두 달가량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퀄컴의 모바일AP SoC(System on Chip) `스냅드래곤`. (사진=퀄컴 홈페이지) |
퀄컴 MSM8960은 3G와 4G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통신칩에 듀얼코어 AP까지 탑재한 유일한 제품이다. 칩셋을 2개 이상 탑재했을 때보다 전력 소모량이 적고, 처리 속도도 빨라진다. 또 칩셋 공간을 줄일 수 있어 스마트폰을 더 얇고 작게 만들 수 있다. 때문에 스마트폰 업체들은 퀄컴 제품을 하반기 전략 제품에 탑재하려 하고 있다.
문제는 퀄컴 MSM8960을 위탁 생산하고 있는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의 수율이 떨어져 생산량이 부족하다는 것. 이 같은 사실은 퀄컴에서도 "스마트폰 업체의 (공급) 요구를 다 들어줄 수는 없다"면서 인정한 바 있다.
당장 아이폰5의 생산에 비상이 걸렸다. 당초 오는 8월 출시에서 두 달가량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3G와 4G 겸용 통신칩을 퀄컴만 만들 수 있는데다 자체 AP와만 호환할 수 있어, 퀄컴 외에는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인
LG전자(066570)와 팬택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두 회사는 퀄컴 MSM8960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하반기 전략 제품으로 계획 중인데, 생산에 일정부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다음달로 예정된 출시 시기는 맞추더라도, 생산량에는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삼성전자(005930)도 퀄컴발(發) 태풍에서 그리 자유롭지 못하다. 삼성전자는 4G 롱텀에볼루션(LTE)을 지원하는 통신칩은 만들 수 있지만, 3G까지 동시에 겸하는 기술력은 없다. 다만 다음달 초 공개할 `갤럭시S3`에는 디자인의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자체 LTE 통신칩과 쿼드코어 AP를 따로 탑재한다는 게 삼성전자의 기본 계획이어서, 다른 업체처럼 영향이 크지는 않다.
하지만 미국 시장에 내놓을 갤럭시S3에는 퀄컴 MSM8960를 탑재할 것이란 게 일부 증권가의 전망이다. 퀄컴의 원칩 수급난에 삼성전자도 예외는 아니라는 얘기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퀄컴에 대한 스마트폰 업체들의 의존도는 계속될 것"이라면서 "삼성전자나 애플 같은 톱티어 고객보다 LG전자, HTC, 팬택 같은 후발 업체가 수급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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