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외환시장 안정 위해 항공사가 나서야"

KDI 분석 "정유·철강회사, 수출비중 높아 환차손 상쇄"
항공사, 환차손 상계못해..통화선도 매입 독려할만
  • 등록 2011-07-19 오후 3:06:44

    수정 2011-07-19 오후 3:06:44

마켓in | 이 기사는 07월 19일 14시 36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정선영 기자] 외화유동성 위기를 막기 위해 수입업체들의 통화선도 매입을 독려하는 것도 방법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대표적인 수입업종 가운데 정유사보다 항공사 쪽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분석됐다.

김우찬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19일 정책포럼에서 "정유사와 철강회사들은 수입 비중이 높아 통화선도 매입 유인이 크지 않은 반면 항공사는 환차손이 영업이익 증가에 상쇄되지 않아 통화선도 매입을 독려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통화선도란 특정 통화에 대해 현재 시점에서 계약을 체결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후 결재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수입업체 입장에서 환율이 오를 경우 입을 수 있는 환차손을 헤지할 수 있는 수단이 되고, 외환시장에서는 조선업체 등의 선물환 매도 물량을 상쇄할 수 있다. 다만 수입업체 중에서도 정유사나 철강회사 등은 원자재를 사들여 다시 가공한 뒤 수출함으로써 벌어들이는 달러가 있는 만큼 통화선도 매입 유인이 없다는 분석이다. 정유사나 철강회사는 대부분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손을 매출총이익으로 메꿔왔다. 김 교수에 따르면 2008년 SK에너지(096770)는 환차손이 1조원 늘어난 반면 매출총이익은 2조원이 늘어 환차손을 상쇄했다. 같은 해 S-Oil(010950)도 환차손이 7000억원 늘었지만 매출총이익이 4000억원이나 늘어 이를 완화시켰다.

철강회사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난 2008년 포스코(005490)는 7000억원의 환차손이 늘었지만 매출총이익으로 2조3000억원을 더 벌어들였고 현대제철(004020)도 3000억원의 환차손을 봤지만 7000억원의 매출총이익이 추가되면서 손실을 만회했다.

즉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손 증가를 수출에 따른 매출 총이익 증가로 덜어낸 셈이다. SK에너지와 S-Oil은 매출액의 59%를 수출하며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각각 32%, 60%를 수출한다.

반면 항공회사는 대규모 환차손을 상계하지 못했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대한항공(003490)은 지난 2008년 환차손이 1조8000억원에 달했지만 매출총이익은 6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아시아나항공(020560) 역시 2000억원의 환차손을 매출총이익 증가분 2000억원으로 간신히 메꿨을 뿐이었다.

김 연구위원은 정유사, 철강회사 등 원자재 수입업체들이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손을 줄이기 위해서는 통화 선도 매입을 했어야 하지만 높은 수출비중 때문에 굳이 통화선도 매입에 나설 유인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에 그는 "외화유동성 위기 예방 차원에서 이들 수입업체들의 통화 선도매입을 독려하는 정책은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며 "통화선도 매입을 독려하려면 환차손이 영업이익 증가로 상쇄되지 않는 기업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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