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이명박..`특단` 나오나

외부행사 중단한 채 대책 논의..11일 기자회견
이회창 의식.. 즉각 `우클릭`
  • 등록 2007-11-09 오후 6:07:06

    수정 2007-11-09 오후 6:07:06

[이데일리 김수연기자]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기로에 섰다. 이회창 전 총재 출마라는 된서리를 맞은데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박근혜 전 대표측도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BBK의혹 핵심인물 김경준은 17일께 송환될 예정이다. 이래저래 진퇴양난의 처지다. 

◇ 동분서주 MB..대답없는 朴
 
지지율 50%를 즐기며 대선판을 독주하던 이명박 후보의 상황이 일시에 급변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이재오 의원은 출국했고 박근혜 전 대표는 여전히 두문불출이다.

이명박 후보는 `장고`에 들어갔으며, 11일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상황을 반전시킬만한 특단의 대책이 나올 지 관심이 쏠린다.

이명박 후보는 8일 낮부터 모든 외부 일정을 전격 중단했다. 9일과 10일 일정도 모두 취소하며 분주한 움직임이 이어졌다. 11일에는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 일정을 예고했다. 고민의 결과물을 내놓을 예정이다.

전날 박태준 전 총리의 팔순 잔치에 참석했다가 밤늦게 귀가했던 이 후보는 9일 오전 9시께 개인사무실인 종로 견지동 안국포럼으로 출근했다. 여의도 당사의 후보사무실이 아닌 `안국포럼`으로 간 것은 뭔가 긴급하게 논의해야 할 때라는 뜻이다. 안국포럼마저 기자들이 진을 치자 시내 모처로 이동하며 언론의 시선에서 벗어났다. 그만큼 다급하다는 얘기다.

이에 앞서 8일 오후에는 박근혜 전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협조를 부탁하고 오는 12일 대구 경북지역 국민성공대장정에 참석해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표는 여전히 속시원한 대답 없이 자택에서 꼼짝하지 않고 있다. 대구경북지역 행사 참여 가능성도 부정적이다.

이회창 변수에도 불구,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은 여전히 1위다. 그러나 문제는 지지율 50%를 넘나들며 독주하던 대선판에서 갑자기 수세 국면에 몰려 끌려다니는 처지가 됐다는 것이다. 이를 어떻게 공세로 전환해 주도권을 쥘 것이냐가 당면과제다. 

◇ `실용` 아젠다 자취 감춰..색깔경쟁

이회창 후보가 이명박 후보의 대북관을 출마 명분으로 삼자, 이명박 후보도 질세라 보수성향을 강조하며 서로 `보수의 적자`로 인정받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

이명박 후보는 8일 재향군인회 초청 강연에서 "`한반도 평화비전`은 한나라당의 공식 당론이 아니고, 저의 대북정책과는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기존 발언과 뉘앙스가 사뭇 달라진 것. 이전까지 이 후보는 당의 한반도 평화비전 정책이 변화하는 시대에 맞춘 취지를 담았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었다.

이날 연설은 8일 오전부터 다른 일정을 취소한 이 후보가 통일외교 자문교수들을 긴급소집해 직접 작성한 원고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회창 후보가 출마 기자회견에서 "국가정체성에 대한 뚜렷한 신념과 철학이 없고, 대북관이 애매하다"며 정체성에 딴지를 건 데 대한 반응이다.
 
이명박 후보 측은 `대북관`에 관한 이회창 후보의 지적이 출마를 합리화하기 위한 명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일축했었다. 
 
그럼에도 이같은 즉각적인 `우클릭`반응은 말과 행동이 따로 가는 모습으로 비춰진다. 일각에서는 이명박 후보의 강점은 `경제를 일으켜보겠다`는 추진력과 실용주의인데, 이회창 후보를 의식한 보수경쟁이 오히려 자책골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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