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2시17분 현재 삼성전자(005930)는 전일대비 4.61% 하락한 51만7000원으로 떨어지며 2년만에 최저치까지 추락했다. 11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하이닉스(000660)는 5% 하락한 2만6600원을 기록, 신저가를 경신했다.
이같은 반도체주들의 추락에는 삼성전자의 설비투자 확대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D램 가격은 제조원가 밑으로까지 내려가는 등 반도체 가격이 이미 한계점에 도달한 상황이지만, 삼성전자의 설비투자 확대로 수급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내년 1분기 반도체시황은 2001년 3월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벌써 유럽의 반도체업체들에 이어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도 내년에 '영업적자'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어찌보면 삼성전자의 이같은 선택은 불가피했다. 반도체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유지하던 삼성전자가 D램은 하이닉스에, 낸드플래시에서는 일본 도시바에 바짝 추격을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지수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설비투자 확대는 공격보다는 1위 자리를 수성하기 위한 수비적인 측면이 강한 것 같다"며 "시황이 더욱 어려워지는 것을 감내하더라도 경쟁사들이 추격해오는 상황에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삼성전자의 설비투자 확대는 안그래도 공급과잉에 시달리고 있는 전체적인 반도체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외국계의 시각도 이같은 우려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다이와증권은 "삼성전자가 설비투자를 확대하면서 내년 반도체 시장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며 "3분기 30% 초반대의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의 수익률도 앞으로는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수 연구원은 "반도체업체들의 다시 선순환하기 위해서는 메이커들의 감산이나 투자철회 등을 통한 공급 감소가 필요하다"며 "당분간은 어려운 시절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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