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손도손 이야기도 나누고 별도 헤아려 보고... 정선 자연학교 캠핑장

강원도 정선 두문리 마을 '정선 자연학교캠핑장' 지난달 개장
혜초여행사 캠핑브랜드 '캠핑할러데이'의 첫 캠핑장
  • 등록 2013-06-18 오후 12:00:00

    수정 2013-06-18 오후 2:09:17

정선자연학교캠핑장은 폐교로 남겨진 학교를 리모델링해 사용하고 있다.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여행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소위 관광버스로 통하는 단체관광부터 최근 거세게 불어 닥친 걷기 열풍까지 여행의 목적과 방법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 것이다. 그 중 가장 큰 변화는 ‘잠자리’의 변화다. 이전에는 여행에 있어 숙소는 단순히 잠을 자는 공간이었다면 이제는 잠을 자는 공간 자체가 여행이 되어 버렸다. 가장 큰 변화의 중심에는 캠핑이 있다. 캠핑은 지금껏 그래왔던 단순히 불편한 여행이 아닌 자연 속에서 스스로를 치유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며 공존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여행으로 바뀌면서 여행문화를 바꾸고 있다. 최근 트레킹 전문 여행사 혜초여행사가 캠핑 브랜드 ‘캠핑홀리데이’를 새롭게 선보였다. 강원도 정선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중 하나인 두문리 마을에 캠핑홀리데이의 첫 캠핑장이 ‘정선 자연학교 캠핑장’이 지난달 새롭게 개장했다. 이 캠핑장은 혜초여행사의 석채언 사장이 청소년 수련원을 만들기 위해 정선군 덕송리의 폐교를 정선 교육청에서 임대해 사용했던 곳이다. 지금 이 곳을 지키고 있는 이는 석 사장의 형인 석병기(59, 사진)씨다. 그는 7여 년 간 폐교로 덩그러니 남겨진 이 곳에서 학생도 없는 교장으로 폐교를 홀로 가꾸며 묵묵히 자연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 곳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자연이 주는 고마움과 아름다움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더불어 도심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보내는 캠핑의 즐거움이 어떤 것인지 알려주고 싶습니다.”

정선자연학교캠핑장의 전경. 캠핑장에는 총 29개의 사이트가 있다. 넓고 크진 않지만 캠퍼들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도록 각 사이트마다 넉넉한 공간이 주어진다.
이곳은 폐교를 잘 정돈하여 만들어진 캠핑장으로 입구 바로 앞에는 조양강이 굽이쳐 흐르고 벼랑바위가 커다란 병풍처럼 펼쳐져 있어 수려한 아름다움과 더불어 시골스러운 한적함 마저 느껴지는 곳이다. 정선읍에서도 4Km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어 찾기 쉽지만 오히려 부산스러운 관광객들의
정선자연학교캠핑장의 교장인 석병기 씨가 캠핑장 소개와 지켜야 할 에티켓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발길은 뜸한 곳이기도 하다. 또 숲이 울창해 깊은 산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곳이다. 한적하던 시골 폐교가 한동안 캠핑장을 새롭게 단장하느라 갑자기 분주해지면서 찾는 이들도 많아졌다.

“자연학교캠핑장을 개장하고 나서 많은 손님들이 찾아옵니다. 그래서 주변 자연경관도 가꾸고 농산물도 심고, 동물도 돌보는 등 해야할 일이 너무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찾아오는 손님들이 이 곳에서 잘 쉬다 가시면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자연학교캠핑장은 아늑한 편이다. 총 29개 사이트에 3개의 자가사이트가 있다. 롯지도 구비되어 있다. 구들방은 어른신들이 사용하기 좋다. 전통 구들로 바닥을 깔고 아궁이에서 장작을 지펴 난방을 하고 있다. 황토 바닥이기에 하룻밤 자고 나면 몸이 가분해 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1,2,3,4학년방이 각각 구비되어 있어 가족 단위 또는 소규모 단체 고객을 위한 자리다. 작은 규모이기에 석 교장은 이곳을 찾는 캠퍼들에게 서로 배려해야할 에티켓을 강조한다.

“우리 캠핑장에서는 이웃 캠퍼들을 위한 이용 수칙이 있습니다. 에티켓타임(22시부터~07시까지)에는 과도한 음주나 다른 이웃 캠퍼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들을 하지 말도록 엄격히 통제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 캠핑장을 찾는 캠퍼들은 스스로 알아서 잘 지켜나가고 있는 편입니다”

정선 자연학교캠핑장에는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한 시설이 있다. 바로 샤워실이다. 샤워실에는 다른 곳에는 볼 수 없는 코인 샤워기가 설치되어 있다. 500원을 투입하면 4분간 샤워 용수를 공급하는 장치라고 한다.

“정선자연학교캠핑장은 자연과 순응하는 여가, 자연과 동화되는 친환경 여가를 지향합니다. 동전 샤워기를 도입한 것은 유한한 자원이자 후세에 가장 소중한 자원인 물을 절약하기 위해서입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다양한 시설과 체험거리들도 준비되어 있다. 숲속도서관, 족구장, 씨름장, 그네, 동물농장, 텃밭·영농체험장, 두부체험교실 등을 갖추고 있다. 또 캠핑장에서는 매주 두부만들기, 새총만들기, 전통등불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들도 진행하고 있다.

정선자연학교캠핑장에는 가족단위 캠퍼들을 위해 여러가지 체험거리들을 마련해 두었다. 사진은 두부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
▲가는법

정선군에서 42번 국도를 따라 동해방향으로 1.4Km 정도를 가다가 오른 쪽 길로 접어들어서 다시 1.8Km 정도를 정선자연학교캠핑장가 나타난다.

▲주변볼거리

정선5일장, 레이바이크, 스카이워크, 아라리촌, 에코랜드, 타임캡슐 공원 등 유명한 곳들이 너무나도 많다.

정선 자연학교캠핑장을 찾아가는 길 옆에 위치한 덕송 상수원. 상수원에 비친 하늘과 구름, 산의 모습이 마치 거울을 보는 듯 투명하고 맑다
정선자연학교캠핑장의 전경. 캠핑장에는 총 29개의 사이트가 있다. 넓고 크진 않지만 캠퍼들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도록 각 사이트마다 넉넉한 공간이 주어진다.
강원도 정선 두문리 마을은 조양강과 벼랑 바위들이 마을을 에둘러 싸고 있다. 지금은 수심이 깊지 않아 물놀이를 즐기기에도 안성마춤. 물이 맑아 다양한 어종이 서식하고 있다.
정선 자연학교 캠핑장을 찾아가는 길에 마주친 백석폭포. 인공폭포지만 뜨거운 여름 시원한 기분을 만끽하게 해준 작은 선물같은 폭포다.
정선 자연학교캠핑장에는 작지만 캠퍼들의 아이들까지 배려한 도서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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