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사·심한 생리통 계속땐 냉방병 의심을

실내외 온도 5도이상 차이나면두통·피로감·소화불량 등 발생심한 경우 폐렴으로 이어지기도
  • 등록 2012-06-26 오후 12:10:00

    수정 2012-06-26 오후 12:10:00

[이데일리 정유진 기자] 상한 음식을 먹지 않았는데 설사를 한다거나 여름만 되면 유난히 생리통이 심해지거나 책을 켜도 집중이 안 되고 멍한 증상이 계속된다면?

에어컨, 선풍기 등을 자주 사용하는 여름철에 이러한 증상들이 있다면 냉방병을 의심해볼 수 있다. 연일 섭씨 30도가 넘는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집집이 에어컨이나 선풍기의 사용이 폭증하고 있다.

문제는 땀을 식혀주고 더위를 잊게 해주는 고마운 냉방기구들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냉방병에 걸릴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이다. 에어컨을 틀어 놓고 환기를 시키지 않았다거나 냉방기 가동으로 내외 온도 차가 5도 이상이라면 냉방병에 걸리기 쉽다. 냉방병은 주로 두통·전신피로감·소화불량·설사·근육통·생리통 등의 증상을 보인다.

우리 몸은 실내와 외부의 온도차가 5도 이상 벌어지게 되면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발생한다. 자율신경계 이상은 호르몬 분비와 스트레스에 대한 조절반응의 이상을 일으킨다. 그 결과 체온 유지나, 위장 운동기능이 잘 조절되지 않는 등 다양한 이상 반응을 일으킨다.

또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밀폐된 공간에 장시간 머무르면 여러 가지 유해물질과 병원균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게 된다. 에어컨의 냉각수에서 자라는 레지오넬라균에 감염될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 냉방 기구의 장시간 사용으로 실내 습도가 급격히 떨어질 때 건조해진 공기가 눈이나 코의 점막을 자극해 이 같은 증상으로 악화시킨다.

냉방병에 걸린 사람은 두통·피로감·근육통·어지러움·메스꺼움·집중력 저하를 호소한다. 어깨, 팔다리가 무겁고 허리가 아픈가 하면 몸에 한기를 느끼고 식은땀을 흘리는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소화불량·복부팽만감·복통·설사 등의 위장장애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심하면 메스꺼움과 구토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여성은 생리가 불규칙해지고 생리통이 심해지기도 한다. 레지오넬라균에 감염됐다면 기침·인후통·근육통·미열 등의 증상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난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노인이나 어린이, 환자 등을 냉방병에 더 주의해야 한다. 냉방병에 걸리게 되면 호흡곤란이나 중증 폐렴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냉방병은 특별한 치료 없이도 실내외 기온 차를 줄이는 등의 방법으로 수일 내에 증상이 좋아진다. 따라서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우선 에어컨의 설정 온도가 너무 낮아진 것은 아닌지 확인하고 외부 온도와 5도 이상 차이가 나지 않게 설정해야 한다. 필터가 지저분하다면 교체해 주고 1~2시간마다 10분씩 환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반소매 옷보다는 긴 옷을 입어 몸을 따뜻하게 한다. 마사지하거나 따뜻한 찜질 등을 이용해 혈액순환을 돕는다. 따뜻한 물로 목욕하거나 심호흡, 산책 등 몸에 땀이 나지 않을 정도의 가벼운 운동으로 체온을 높여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위장장애가 있을 때는 따뜻하고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 최민규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김용 자생한방병원 척추디스크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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