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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95로 지난해 4월보다 0.1%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코로나19 여파에도 올해 3월까지 1%대를 유지했지만 지난달에는 전월 대비 0.9%포인트 급격히 하락해 지난해 10월(0.0%) 이후 6개월 만에 최저 상승률을 보였다.
‘경제 체온계’로도 불리는 근원물가 상승률은 20여년 만에 최저 수준을 보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1% 상승해 지난 1999년 12월(0.1%) 이후 최저 상승했고,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 0.3% 상승해 1999년 9월(0.3%) 이후 최저 상승했다.
물가 상승률을 제한한 것은 지난 3월 22일부터 시작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서비스 수요의 감소였다. 지난달 외식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0.8% 상승하는 데 그쳤고, 해외 단체 여행비는 10.1% 하락했다. 외식 물가는 보통 최저임금 인상 영향으로 연초에 많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지만 코로나19로 소비패턴이 바뀌면서 상승 폭이 제한된 것이다.
반면 외출을 자제하며 집에서 식사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음식재료 가격이 올랐다. 축산물은 소고기(5.4%), 돼지고기(2.6%), 달걀(12.3%)이 모두 상승하며 전년 동월 대비 10.3% 올랐고, 가공식품 가격도 전년 동월 대비 1.3% 상승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서비스 수요가 약화된 가운데 석유류 가격이 큰 폭 하락하고 예정됐던 무상교육 정책의 일환으로 공공서비스 가격이 하락한 것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1%에 그치는 주요 원인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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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아직 코로나19 확산으로 일부 국가의 이동제한(락다운)이 이어지고 있어 글로벌 공급망의 붕괴로 일부 제품의 가격이 상승할 우려도 있다. 다만 국제유가 하락의 여파가 아직 국내에 완전히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경기 하강 국면이 이어지면 저물가 기조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 심의관은 “서비스와 소매판매가 사회적 거리두기로 좋지 않았는데 생활방역으로 바뀌면서 가격 상승 여지가 있을 것 같다”며 “다만 국제유가 하락과 경기 등 하방 압력도 함께 있어 5월 물가를 어떻게 말씀드릴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한때 장당 5000원대까지 치솟았던 마스크(KF94 기준) 온라인 가격은 지난 2월 이후 처음으로 2000원대에 진입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주말을 기준으로 마스크 온라인 가격은 2900원대로 나타났다. 오프라인은 1720원대였으며 약국만 한정하면 공적 마스크 수준인 1510원대로 안정됐다. 마스크는 통계청의 물가 조사 품목이 아니지만 코로나19에 수요가 늘면서 통계청은 현재 주 2회 마스크 가격을 점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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