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1천억 본인확인기관 독점 끝난다..방통위, 추가 기관 지정

방통위, 2012년 이후 첫 7개 신용카드사 대상 본인확인기관 심사 진행 중
이통3사 매년 200~300억 시장 독점 구조 깨질 듯..5년간 1000억 원 규모
핀테크 업계, 주민번호 CI 활용성 확대는 안 받아들여져..정부 및 학계와 온도차
  • 등록 2017-10-22 오후 2:39:17

    수정 2017-10-22 오후 2:42:57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이동통신 3사가 독점해 왔던 인터넷 본인확인 서비스 시장이 경쟁 체제로 바뀔 전망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2012년 12월 휴대폰 본인확인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사실상 이 시장을 독점해 왔다. 인터넷으로 물건이나 콘텐츠를 살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게 본인확인 인증인데, 대부분 휴대전화 문자(SMS) 인증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핀(주민번호 대체 수단), 공인인증서도 가능하나 불편해서 휴대전화 인증을 많이 쓴다.

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가 연내로 본인확인 기관을 추가로 지정키로 하면서 신용카드 인증 등 새로운 방식의 인증 서비스가 출현할 전망이다.

휴대폰 본인확인 인증 그림
방통위 최윤정 개인정보보호윤리과장은 “현대·비씨·롯데·신한·삼성·국민·하나카드 등 7개 신용카드사업자를 대상으로 본인확인기관 지정심사를 하고 있다”며 “법에 규정된 지정심사기준을 통과한 기업은 연내로 본인확인기관으로 추가 지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용카드사들이 본인확인 기관이 되면 자체적으로 주민번호 연계정보(CI) 모듈을 생성해 본인확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현재는 이통3사·아이핀 본인확인기관(NICE평가정보, 코리아크레딧뷰로, SCI평가정보, 한국지역정보개발원)·공인인증서 본인확인기관(한국정보인증, 코스콤, 금융결제원, 한국전자인증, 한국무역정보통신) 등 12개가 본인확인기관으로 지정돼 있지만, 이통3사 서비스가 대세였다.

본인확인 인증 건당 수수료가 SK텔레콤 23원, KT 30원, LG유플러스 30원인 것을 고려하면, 연간 최소 200~300억 원 정도의 시장을 이통3사가 독점해 온 것이다. 5년간 최소 1000억 원 규모다.

최 과장은 “신용카드사들이 본인확인기관이 되면 간편결제나 신용카드 인증 등 휴대전화 문자와 다른 인증서비스를 제공해 소비자 선택권이 향상되고 통신사 독점 논란도 수그러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방통위가 2012년 이후 5년 만에 추가로 본인확인기관 지정에 나선다고 해도, 주민번호 CI 활용을 어디까지 허용할지에 대해선 논란이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정한 보안 기준을 맞출 수 있는 핀테크 기업들에게는 주민번호 CI 활용을 허용해서 새로운 기술이 인터넷 본인확인 인증에 활용될 수 있는 길을 터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디지털대 컴퓨터공학과 김종배 교수는 “주민번호 CI가 의미를 가지려면 입력값에 대한 데이터를 가진 기업이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핀테크 기업들은) 그렇지 않다”며 “새로운 인증 기술을 개발하는 핀테크 기업들은 추가로 지정되는 본인확인기관과 제휴해 기술을 제공하거나, 아니면 소셜 로그인 같은 다른 인증 수단을 개발해 서비스하면 된다”고 말해 기업들과 온도차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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