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속 경제 다시보기]나라경제 들썩이는 GDP가 뭐길래

우리들의 일상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 이야기
  • 등록 2016-03-26 오전 8:00:00

    수정 2016-03-26 오전 8:00:00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독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이데일리 정경부에서 거시경제와 금융시장을 담당하고 있는 김정남 기자입니다. 석 달 전까지는 정치권을 취재하며 매주 토요일 <여의도 정책 다시보기>를 연재했는데요. 여야 정쟁의 근저에 있는 정책, 그 이면을 보여드리려 애썼던 기억이 납니다.

경제 분야에서도 그 이야기를 풀어보려 합니다. 정치권을 맡으며 했던 것과 비슷합니다. <일상속 경제 다시보기>란 이름으로 쉽지 않은 경제 이야기가 우리 생활에 무슨 의미인지 알려드리려 노력하겠습니다. 이번 연재도 제 이메일(jungkim@edaily.co.kr)은 열려 있습니다. 언제든 궁금한 점을 보내주시면 부족하지만 최대한 답해드리겠습니다.

경제의 규모 가늠할 수 있는 GDP

맨 처음 다룰 주제는 거시경제 지표의 기본인 국내총생산(GDP)입니다. 흔히 말하는 경제성장률이 바로 GDP 증가율입니다. 정부와 언론이 2%니 3%니 4%니 하는 경제성장률 숫자가 GDP를 일컫는 것입니다.

그래서 경제규모가 가장 큰 나라는 GDP 1위인 미국(지난해 기준 18조1247억달러)이지요. 2위는 중국(11조2119억달러)입니다. 그 뒤를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인도 브라질 이탈리아 캐나다 등이 잇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1조4351억달러로 11위 정도 됩니다. 우리 돈으로 1722조원(원달러 환율 1200원 기준) 정도 되네요.

1722조원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우리나라 내 가계 기업 정부 등 모든 경제주체가 한해동안 생산한 부가가치를 모두 더해서 나온 숫자입니다. 열심히 일해서 상품을 만들어 팔고난 후 가지는 부가가치의 총합이지요. 아직 어렵지요? 이를테면 이런 겁니다. 마트에서 3000원짜리 쿠키를 하나 사먹었다고 합시다. 이 쿠키는 어떻게 손에 쥐어지게 된 걸까요. 일단 누군가 밀을 만들어야 합니다. 아마 농민이겠지요. 이 농민은 500원에 해당하는 밀(농민 부가가치 500원)을 수확합니다. 이 밀은 어디로 갈까요. 밀가루를 만드는 제분업자에 가겠지요. 밀을 밀가루로 만들면 1500원(제분업자 부가가치 1000원)이 됩니다. 밀가루를 가져다 쓰는 이는 제과업자가 되겠지요. 제과업자 손을 거친 쿠키는 2500원(제과업자 부가가치 1000원) 가치로 탈바꿈합니다. 이 쿠키를 마트는 3000원(마트 부가가치 500원)에 파는 겁니다.

이 부가가치를 모두 더한 게 쿠키 하나가 전체 GDP에 기여하는 정도입니다. 우리가 손에 쥐고 있는 돈이 많아져 쿠키를 더 사먹는다면, 농민 제분업자 제과업자 유통업자 모두 웃게 되는 겁니다. 그게 바로 경제 성장이지요.

그런데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닙니다. 각 생산단계를 지나면서 다른 생산까지 유도합니다. 예를 들자면요. 쿠키를 만들기 위한 대형 오븐은 어디서 구해올까요. 제과 장비업자가 그 혜택을 누릴 겁니다. 이외에도 무궁무진하지요. 이걸 우리는 생산유발효과라고 부릅니다. 이것까지 더해야 진정한 경제성장률이 나옵니다.

GDP 성적표에 정권까지 왔다갔다

생산은 매우 중요합니다. 경제가 좋아진다는 건 생산자가 상품 혹은 서비스를 더 많이 만들 수 있고, 또 소비자가 그것을 더 많이 사서 이용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투자와 소비가 함께 증가한다는 이야기이지요. 소비자 후생이 커지니, 정부가 GDP에 목을 메는 건 다 이유가 있는 겁니다. GDP에 정권의 경제성적표가 매겨지고, 또 정권이 왔다갔다 할 정도 아닙니까.

현재 우리나라 사정은 어떨까요. 한국은행의 국민계정(잠정치)를 보면, 지난해 실질 GDP 증가율은 2.6%입니다. 2014년(3.3%)보다 줄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세요. 한해한해 지나면서 월급이 팍팍 느는 직장인을 찾아보기 힘들지요. 나라 전체의 생산이 줄어드니 각 개개인에 돌아오는 몫도 그만큼 감소합니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이런 경향은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1998년부터 소득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을 밑돌고 있지요. 그러니까 2%대 경제성장률이면 1%대 소득증가율 정도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습니다. 더 암담한 건 이런 경향이 매년 계속되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정부 당국자든, 금융권 인사든, 산업계 사람이든 지적은 비슷합니다. “이제는 2%대 저(低)성장을 받아들이고 삶을 꾸려가야 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4~5%대 중(中)성장도 해법이 보이지 않아요.”

앞으로 몇주동안 이 GDP에 대해 더 깊은 얘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돈이 넘쳐흐르던 우리 경제가 어쩌다 이리 쪼그라들었는지, 2~3%대 성장을 하긴 하는데도 왜 우리네 일상은 이리도 팍팍한 건지 등등 말이지요. GDP는 정말 중요한 ‘국가대표 경제지표’입니다. 동시에 그 한계도 적지 않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경제뉴스를 보다가 궁금한 점이 있으면 jungkim@edaily.co.kr로 보내주세요. 부족하지만 최대한 답변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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