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TV 싸우던 삼성-LG "태양전지는 공동 개발"

[업데이트]
정부 R&D과제 공동참여.."박막태양전지 공동개발"
"성과부진한 태양전지..경쟁사라도 협력할 것은 해야"
  • 등록 2011-05-31 오전 11:39:43

    수정 2011-05-31 오전 11:39:43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삼성과 LG가 답보상태에 빠진 태양전지 개발의 돌파구 마련을 위해 손을 잡았다. 3D TV의 주도권을 두고 뜨거운 공방을 벌이던 두 회사가 차세대 태양전지로 주목받는 박막형 태양전지를 공동 개발하기로 한 것.

31일 지식경제부 R&D 전략기획단은 고효율 대면적 박막태양전지 개발 사업자로 삼성전자-LG전자-동진쎄미켐 컨소시엄을 잠정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총괄주관은 삼성전자가 맡는다.
기존의 결정형 태양전지가 아니라 유리나 금속, 폴리머기판 위에 얇은(미크론 두께의) 광흡수층 박막을 입히는 박막형 태양전지를 공동으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동진쎄미켐(005290) 컨소시엄은 앞으로 3년간 정부로부터 700억원 가량의 R&D 자금을 지원받게 된다. 이들 기업도 7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최근 3D TV 주도권 등을 두고 자존심 싸움을 벌이던 삼성과 LG가 이례적으로 손을 잡은 배경은 개발 성과가 부진한 태양전지 사업에 서로 협력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미래 먹을거리인 5대 신수종 사업 가운데 하나로 태양전지 사업을 선정했지만, 지난 2년 동안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사업 재정비를 위해 지난 27일 태양전지 사업 일체를 삼성SDI에 이관하기로 했다.

전략기획단은 태양전지의 사업 주체가 삼성전자에서 삼성SDI로 넘어가더라도 컨소시엄 선정과 정부의 자금 지원을 삼성SDI(006400)로 승계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이나 LG 모두 태양전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성과가 부진한 상황이라 경쟁회사라도 서로 협력할 부분을 찾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평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박막형 태양전지는 LCD에 기반을 둔 기술인데, 삼성과 LG가 세계 1.2위 업체다. 두 회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하면 효율을 높이고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창규 전략기획단 단장은 "우리나라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분에 강점이 있다"며 "고효율 대면적 박막태양전지 분야에서 앞으로 11조원의 산업이 창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략기획단은 이외에도 전통의약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천연물 신약 개발 사업자로 동아제약(000640)-SK케미칼(006120)-안국약품(001540)-영진약품(003520)-제일약품(002620)-오스코텍(039200) 컨소시엄을 선정됐다.

4세대 이동통신용 시스템반도체인 LTE 어드벤스드 베이스밴드모뎀 칩 등 IT 융복합 기기용 시스템반도체 기술과제 사업자로는 LG전자-아이앤씨(052860)테크놀로지-엠텍비젼(074000)-솔라시아(070300) 컨소시엄이 뽑혔다.

차세대 전기차 및 그린수송시스템 개발사업에는 현대자동차(005380)-테너지-피앤이솔루션-자동차부품연구원 컨소시엄, 스마트그리드 기술을 활용한 K-MEG(Korea Micro Energy Grid) 사업에는 삼성물산(000830)-KT(030200)-효성(004800)-나라컨트롤-KD파워 컨소시엄이 각각 선정됐다.

각각 컨소시엄에는 3년간 700억원의 정부 R&D 자금이 지원된다. 개발된 기술은 컨소시엄 주관기관이 아니라 실제로 개발한 중소기업 등이 소유하게 된다.

전략기획단은 앞으로 이의신청 접수, 종합심의를 거쳐 내달말 과제 사업자를 최종 확정하고, 7월중 각 컨소시엄과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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