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외환은행 소액주주 불공정 배당 논란

연말 결산배당 줄이고 올해 1분기 분기배당?
하나금융, 손 안대고 코 풀고…
  • 등록 2011-03-17 오전 10:58:50

    수정 2011-03-17 오전 10:58:50

마켓in | 이 기사는 03월 17일 10시 28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오상용 기자] 지난 12일 외환은행 이사회의 현금배당 결정을 지켜봤던 외환은행 소액주주들은 입맛이 쓰다.

론스타가 대주주로 있는 외환은행 이사회는 고배당 논란을 피하기 위해 지난주 주당 58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그러나 론스타에게 돌아갈 실질적인 배당금 규모가 주당 850원인 점을 감안할 때 주당 580원만 챙기게 되는 소액주주로선 공정하지 못하다는 이의를 제기할 소지가 다분하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환은행 이사회가 결의한 2010년 결산배당액은 주당 580원, 총배당금 규모는 3740억4596만원이다. 이 계산대로라면 지분 51.02%를 보유하고 있는 론스타에게 떨어지는 배당금은 1908억원 가량이다.

그러나 지난해 하나금융이 론스타와 외환은행 지분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론스타가 외환은행으로부터 받는 배당금이 주당 850원에 못 미칠 경우, 하나금융지주(086790)는 부족분을 메워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은 론스타의 현금배당 부족분(2797억-1908억)만큼인 889억원, 주당 270원을 론스타에 지급해야 한다. 덕분에 론스타의 실질 배당액은 주당 850원, 총배당금은 2797억원에 이른다.

물론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한다고 가정했을 때 이같은 결과는 하나금융 입장에서 손해가 아니다. 외환은행 이사회가 론스타와 일반 소액주주들에게 돌아갈 실질 배당액이 공평하도록 주당 85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었다면 외환은행 총배당금은 5482억원에 달한다. 주당 580원의 현금배당일 때와 비교하면 외환은행에서 빠져나가는 현금이 1742억원이 더 늘어나게 된다.

하나금융으로선 어차피 인수에 성공할 경우 `내 주머니`가 되는 외환은행(004940)에서 현금 1742억원이 더 빠져 나가는 것 보다는 론스타에게만 889억원의 현금을 더 쥐어주는게 낫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주당 배당액이 580원으로 결정될 경우 외환은행에 유보되는 현금 1742억원 가운데 향후 하나금융 몫(51.02%)이 되는 게 889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사실상 하나금융으로선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다"고 말했다. 결국 주당 850원으로 현금배당액이 결정됐다면 소액주주에게 더 돌아갈 수 있었던 배당 몫은 묶이게 되고 론스타의 현금배당만 늘어난 셈이 된다.

다만 외환은행의 이같은 현금배당 규모는 주총에서 바뀔 가능성이 열려 있다. 외환은행은 "이사회에서 제안된 배당금액은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결의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며 "주주총회에서의 주주들의 제안에 따라 주당 배당액은 850원 또는 다른 금액으로 변경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한편 금융당국이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에 대해 판단을 유보함에 따라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 일정이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가 3월을 넘길 경우 론스타의 1분기 중간배당을 둘러싼 논란도 불가피하다.

이미 외환은행 이사회는 1분기 중간배당을 위한 주주명부 폐쇄 기준일을 공시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3월31일까지 론스타가 외환은행 대주주 지위를 유지할 경우 이사회가 중간배당을 결의했을 때 론스타의 중간배당을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전날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론스타의 중간배당 문제도 계약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추가로 협상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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