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받고` 떠나는 윤용로 기업은행장

(종합)은행권 `빅4`로 발돋움 기틀 마련
민영화 대비한 개인금융 강화 정책 성공
  • 등록 2010-12-20 오후 12:11:24

    수정 2010-12-20 오후 1:47:56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윤용로 기업은행장(사진)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에서 이임식을 갖고 3년 임기를 마쳤다. 

윤 행장은 이날 이임사를 통해 "이제는 은행산업도 예전과 같은 성장이 불가능하며, 더구나 덩치가 큰 지주회사들과 경쟁하는 기업은행(024110)의 입지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며 "작지만 빠른 행동으로 늘 새로운 분야를 선점해서 경쟁자들이 기업은행을 따라오게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윤용로 기업은행장(왼쪽)이 20일 오전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제22대 은행장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낭독하고 있다(사진=한대욱 기자)
그는 "기업은행과 함께한 지난 1096일을 되돌아보면 때로는 아쉬웠고 때로는 기뻤으며 때로는 좌절했고 때로는 보람있었던 그런 순간의 연속이었기에 가슴이 벅차기만 하다"며 "어려운 시기에 기업은행 임직원들과 함께했다는 것 자체에 가장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퇴임 소회를 밝혔다.

윤 행장은 ▲2008년 9월 금융위기 ▲2008년 4분기 정부로부터 1조3000억원의 출자 받은 일 ▲시중은행 중 여신건전성을 가장 잘 관리한 성과 ▲올 초 은행권 최초로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단행 ▲경영자율권 확대 시범기관 선정 ▲금융지주사 설립을 위한 증권사와 보험사 설립 등 임기 중 성과를 일일이 거론하며 임·직원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윤 행장은 "좀더 잘해주지 못한 미안함은 내내 마음속에 남는다"며 "어려운 여건에서도 열과 성을 다해준 임직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윤 행장은 행시 21기로 옛 재정경제원 은행제도과장과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2국장·부위원장을 거쳐 2007년말 기업은행장에 취임했다. 윤 행장은 당분간 휴식기를 갖고 금융연구원 초빙연구위원으로 자리를 옮긴다.

윤 행장은 기업은행이 2007년말 기준 은행권 5위에 머물렀던 총자산 규모(124조3000억원)를 올해 9월말 기준 171조3000억원으로 끌어올려 하나은행을 제치고 은행권 `빅4`로 도약하는데 선봉에 있었다.
 
또 기업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482억원으로 신한은행에 이어 은행권 2위를 달리고 있는 것도 윤 행장의 효율성 강화 정책에 힘입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민영화를 대비하기 위한 윤 행장의 개인금융 강화 정책이 톡톡히 한몫한 결과다. 취임 전 734만 명이었던 개인고객수는 946만명으로 늘었다. 이는 재임기간 3년 동안 매달 평균 6만명이 늘어난 수치로 창구조달 예금은 53조원에서 80조원으로 52% 증가했다.

또 금융위기 국면에서 본연의 업무인 중소기업 지원에 앞장섰다. 지난 2008년말 금융위기 발생 이후 기업은행은 은행권 중기대출 증가분의 66.5%를 차지했다. 지난 9월말 기준 중기대출 규모는 88조8000억원으로 전체 은행권의 20.34%를 기록했다.

특히 현장과의 소통 경영을 강화한 것은 윤 행장의 업적중 최고로 꼽힌다. 취임 이후 총 41회에 걸쳐 1853명의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해왔다. 내부행사인 기업은행장 이임식에 중소기업중앙회 회장단이 직접 찾아와 축하한 것도 윤 행장의 중소기업에 대한 애착심을 높게 산 것으로 보인다.

윤 행장은 지주사 체제의 기틀도 마련했다. 증권사와 보험사를 차례로 설립해 그룹사간 시너지 창출에 주력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윤 행장 후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차기 행장 후보로는 기업은행 내부에서는 조준희 전무(수석부행장)가, 외부에서는 김용환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한다.
▲ 윤용로 I기업은행장(왼쪽)이 20일 오전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제22대 은행장 이임식`에서 감사패와 꽃다발을 받고 있다.(사진=한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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