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희생 어머니…생명나눔으로 한 사람 살렸다[따전소]

2021년에 이미 기증희망 등록
뇌사 장기기증 통해 간장 기증
  • 등록 2024-11-27 오전 9:02:56

    수정 2024-11-27 오전 9:06:57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평생 가족을 위해 희생해온 70대 어머니가 마지막 눈을 감으면서도 다른 사람에게 생명을 나누고 하늘의 별이 됐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10월 서울 고대안암병원에서 안명옥(70)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생명나눔을 실천하고 하늘의 천사가 됐다고 27일 밝혔다.

안명옥씨는 전북 정읍에서 8남매 중 첫째로 태어났다. 내향적이고 조용한 성격으로 사람을 대할 때는 진심을 다해 주변에 늘 사람이 끊이지 않았다. 작고 약한 동물을 보면 안쓰러워하며 구조하기도 했다.

기증자 고(故)안명옥씨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젊은 시절에는 재봉사로, 최근까지는 건물 청소일을 하며 사회에 도움이 되고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늘 보람을 느끼며 성실히 일했다. 몸이 아파도 병원 한번을 찾지 않고, 언제나 쉬지 않고 움직이며 나보다는 남을 먼저 배려하고 가족을 보살피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지난 7월 집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고, 점차 몸의 상태가 안 좋아져 지난달 뇌사 추정상태를 진단받았다. 이후 가족들은 뇌사 장기기증에 동의해 간장 기증을 통해 한 명의 생명을 살렸다.

고인은 2021년도에 기증희망등록을 신청하며, 삶의 끝에 누군가를 살리는 아름다운 나눔을 실천하고 떠나고 싶다고 가족에게 이야기했다. 가족들은 그 약속을 이뤄주고자 기증을 결심했다. 유족은 “좋은 일을 하고 떠나고 싶다고 했던 그 말을 지켜줄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고인의 아들 송진용씨는 “어머니 시대 때는 다들 고생했다고 하지만, 어머니는 누구보다 더 가족을 사랑하고 아끼고 돌봐주셨다”며 “고생만 하시고 떠나신 거 같아서 더 아쉽고 안타깝다. 어머니랑 조금이라도 더 같이 살고 싶었는데…저는 어머니 때문에 살았고 지금도 어머니만 생각한다. 어머니 고맙고 사랑해요”라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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