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외교부장 "美, 中의 아태지역 권익 존중해야"

  • 등록 2014-08-10 오후 9:24:02

    수정 2014-08-10 오후 9:24:02

[이데일리 뉴스속보팀]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9일 열린 미중외교장관 회담에서 “중국은 미국이 본지역(아시아태평양지역)에 대한 중국의 정당한 권익을 존중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10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미얀마를 방문 중인 왕 부장은 전날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을 하고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문제에 건설적 작용을 하는 것을 환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왕 부장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한 중국 권익을 강조한 것은 중국의 지역 주도권을 인정하고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열도 문제와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 문제 등에 간섭하지 말 것을 미국에 다시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또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중국은 확고하게 국가 주권과 해양권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케리 장관은 이와 관련, “남중국해 문제에서는 어느 한 쪽에 서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전했다.

양측은 이번 접촉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등도 의견을 교환했지만, 북핵 등 한반도 문제를 논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케리 장관이 이날 회담에 30분 정도 지각하면서 왕 부장으로부터 핀잔을 듣는 ‘사고’도 발생했다.

중국언론들은 외신을 인용, 왕 부장이 케리 장관의 ‘지각’에 언짢은 표정을 지으며 “미안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당신을 4시30분부터 30분 기다렸다”면서 두 번이나 그의 지각을 지적했다고 전했다.

케리 장관은 처음에는 ‘미안하다’며 얼버무리고 넘어갔다가 왕 부장이 재차 지적하자 곤란해하는 표정을 지으며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중국은 아세안과의 접촉에서도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 대한 강경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왕 부장은 전날 중국·아세안(10+1) 외교장관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주권과 해양권익을 수호하겠다는 뜻이 확고하며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면서 “억지스러운 도발행위에는 반드시 분명하고 확고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우호적 협상 담판과 평화적 방식을 통한 갈등해결’ 원칙을 계속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열린 중국·아세안(10+1) 외교장관회담에서는 “중국과 아세안은 운명공동체”, “중국은 아세안에 없어서는 안 될 전략적 동반자”라고 강조하며 “중국은 국제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아세안을 주변외교에서 우선방향(위치)에 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왕 부장은 같은 날 열린 아세안·한중일(10+3)외교장관회담에서 “협력을 강화해 동북아공동체를 건설하자”고 제안하고중국이 창설을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함께 건설하자고 요청했다.

AIIB는 미국과 그 동맹이 주도하는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 등과 맞서는 성격을 지닐 것으로 예상되는 국제금융기구다. 아세안을 중심으로 20개국 이상이 참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국과 일본은 유보적 혹은 부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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