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F2013]윌리엄 바넷 "카카오톡 등장, 실리콘밸리도 긴장"

중소기업 넌컨센서스 아이디어 추진해야…경제여건 필수
대기업 효율성도 공존해야
  • 등록 2013-06-12 오전 11:51:02

    수정 2013-06-12 오후 5:32:47

[이데일리 김재은 이승현 기자] “자, 내 핀마이크에 대고 말하세요.” “여성분만 답하나요? 남성분들은 휴대폰만 쳐다보고 있군요.”

참여자들의 호응을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윌리엄 바넷 스탠포드대 교수의 강연이 눈길을 끌었다. 12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이데일리 세계전략포럼(WSF) 2013’에서다.

윌리엄 바넷 스탠퍼드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가 12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세계전략포럼 2013’에서 ‘상생과 협력 VS 무한경쟁 딜레마에 빠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란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권욱 기자)
그는 ‘아이디어(idea)’라는 한 단어로 화두를 던지며 강연을 시작했다. 그가 맡은 세션은 ‘상생과 협력 vs 무한경쟁 딜레마에 빠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다.

바넷 교수는 아이디어에 대한 컨센서스를 참석자들의 거수를 통해 묻기도 했다. 과연 컨센서스 아이디어와 넌컨센서스 아이디어중 어떤 게 더 나은 것이냐는 질문이다.

그는 포스코를 사례로 들며 강연을 이어갔다. 그는 “한국이 하이테크 철강 기업을 만들 수 있다는 아이디어는 사실 ‘넌컨센서스 아이디어’였다 ”며 “90년대만 해도 철강기업에 투자할 필요가 없었지만, 결과론적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그는 성공의 비결로 아이디어와 함께 비전을 가진 리더를 꼽았다.

그렇다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은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 바넷 교수의 해법은 간단했지만 인상 깊었다. 중소기업이 창조적인 넌컨센서스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데 주저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동의하지 않는 아이디어를 추진해 실패하면 ‘바보’가 된다”며 “사람이 바보가 돼도 괜찮은 경제 여건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이 봤을 때는 위험하고 어리석은 짓을 할 수 있어야 하며, ‘파괴적 창의경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공정성의 핵심은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넷 교수는 “현재 애플, 구글은 컨센서스 중심의 회사지만, 구글이 처음 검색엔진 개발을 시작할 때는 모두 미쳤다고 했다”며 “언뜻 보기엔 바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리스크를 감내하며 만들어낸 천재적 아이디어가 있어 혁신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이같은 넌컨센서스 아이디어가 성공하면 아주 창조적으로 성공해 주류에 반기를 들 수 있는 획기적인 게 된다”며 “우리 경제는 중소기업의 실험, 도전정신도 필요하고, 대기업이 갖는 효율성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중소기업이 성공하면 대기업들도 흐름에 동참할 것이고, 이런 식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공생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바넷 교수는 최근 카카오톡 등 한국에서 새로운 창업기업이 나오는 데 대해 실리콘밸리에서조차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의 많은 사람들이 한국기업을 보며 놀라고 있다”며 “다양한 시작과 활동이 있고, 새로운 기회를 주고 있으며, 성별, 지역 등으로 차별하지 않아 더욱 놀랍다”고 표현했다.

다만 쓴 소리도 잊지 않았다. 바넷 교수는 “고정된 파이를 재분배하는 것을 생각하지 말라. 한국의 비결은 파이 크기를 늘리는 데 있다”며 “실적을 중심으로 모든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것으로 성공이 있기에 실패를 보상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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