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동양생명 인수 가닥…당국, 임종룡 제재로 불똥튀나

가격 협상 타결 시 인수 급물살 예상…최종 결정 ‘초읽기’
막판 변수는 손태승 전 회장 부적정 대출 당국 제재 여부
  • 등록 2024-08-27 오전 10:26:18

    수정 2024-08-27 오전 10:26:18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동양생명보험을 인수하기로 가닥을 잡으면서 생명보험 시장의 지각변동이 일어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격 협상만 순조롭게 타결되면 우리금융의 인수가 급물살을 탈 수 있지만 막판 변수는 당국의 인허가 절차 통과 여부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이 연루된 부적정 대출 취급과 관련해 우리금융이 금융당국으로부터 기관 제재를 받을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은행 본점(사진=이데일리DB)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주 중 동양생명과 ABL생명에 대한 현장 실사를 마치고 경영진에 실사 결과를 보고했다. 우리금융은 두 생보사의 현재 경영 상황과 미래 성장 가능성 등을 검토한 결과 기존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기대할 만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은 이달 28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실사 결과와 인수 협상 전반에 관한 사항을 공유하고 이사진의 동의를 얻을 예정이다. 이날 최종 인수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다. 이후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본격적인 인수 절차에 돌입한다.

앞서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 지분을 최대 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그룹 등으로부터 사들이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지난 6월 체결했다. 이후 구체적인 인수 희망 가격을 제시하기 위한 실사를 진행해왔다. 이전에 상상인저축은행이나 롯데손해보험에 대해 인수 의사를 전격 철회한 것과 비교하면 순조롭게 절차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관건은 인수 가격이다. 우리금융은 그동안 실사 도중에도 가격을 뺀 나머지 인수 조건에 대해 다자보험 측과 물밑 협상을 벌여왔으며 막판 가격 협상을 남겨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25일 콘퍼런스콜에서 보험사 인수를 위한 유상증자는 고려하지 않겠다며 과도한 지출(오버 페이) 가능성을 일축한 바 있다. 다만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 의지나 다자보험 측의 매각 의지에 큰 변화가 없는 만큼 가격 협상도 무난하게 타결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일각에선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관련 부적정 대출 취급과 금융당국의 제재 시사가 보험사 인수 과정에 돌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최종 인수를 위해서는 당국의 인허가 절차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임원 회의에서 “우리금융이 보이는 행태를 볼 때 더 신뢰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언급한 데 이어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해 “(손 전 회장 부당대출 사건) 지연보고에 대해선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히며 우리금융 경영진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금융권에선 이번 사건이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선 우리금융의 전반적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나머지 절차를 정상적으로 진행하면 연내 인수 완료가 가능할 것이다”며 “다만 당국 심사 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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