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집을 갖고 있으면서도 전세나 월세로 남의 집에 사는 소유와 거주 간 불일치 현상이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택에 대한 소비와 투자수요를 동시에 충족시키려는 경우에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펴낸 ‘부동산시장 동향분석’(2012년 2분기) 정책현안으로 최막중 서울대 교수는 ‘주택 소유와 거주의 불일치 현상’에 대해 분석했다.
이 보고서를 보면 관사, 사택 등에서 무상으로 거주하고 있는 가구를 제외할 때 주택 소유와 거주가 일치하지 않는 가 구수는 2010년 114만 가구로 2005년 67만 가구에 비해 70%가량 늘었다.
수도권에서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졌다. 2010년 기준 전체가구 중 불일치 가구의 비율은 수도권이 9.3%인 반면 비수도권은 4.4%였다. 또 전체 세입가구 중 불일치 가구의 비율도 수도권이 17.6%로 비수도권 12.1% 보다 높았다.
최 교수는 이 같은 소유와 거주의 불일치가 주택에 대한 소비수요와 투자수요를 공간적 분리를 통해서라도 동시에 충족시키려는 경우에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1가구 1주택의 경우라도 소유와 거주 사이에 불일치가 발생할 수 있고, 이는 곧 주택수요에는 소비수요와 투자수요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방증한다는 것.
최 교수는 “무늬만 세입자 등 다양하게 나타나는 점유, 소유 형태를 이해하기 위해 주택의 소비수요와 투자수요를 동시에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 양호한 주거환경을 갖춘 주거지가 많이 조성되고 주택가격 안정으로 전세물량도 감소한다면 소유와 거주의 불일치 현상은 점차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권소현 기자 juddie@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