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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적으로 기억은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사람은 시각, 청각, 후각 측면에서 자극을 받는다. 예를 들어 가을에만 맡을 수 있는 꽃 향기가 있고, 짝사랑했던 사람이 있다면 그 기억이 생각날 것이다. 청소년기 때 즐겨 들었던 아이돌 음악을 듣는다면 그때 그 시절이 생각날 수도 있다.
외부에서 자극이 들어오면 신호가 뇌로 들어가고, 학습과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가 작동한다. 뇌신경세포에서 기억력을 강화시키거나 기억을 담당하는 단백질, 유전자들이 나온다. 뇌에 들어 온 신호가 단백질들을 활성화해 전원을 켜주는 셈이다. 기억은 장기기억과 단기기억으로 나뉘는데 꾸준한 학습이나 트라우마가 기억력을 강화해 장기기억으로 만들어준다.
술의 주성분인 ‘알코올’은 이러한 기억에 영향을 준다. 적은 양의 술은 뇌의 변연계를 자극해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분비시킨다. 그 결과 우리는 쾌락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과도한 음주는 우리의 기억을 저장하는 해마 신경세포를 손상시키고, 반복적인 과도한 음주는 뇌에 심각한 손상을 준다. 과도한 음주 후에 기억을 잠시 잃는 단기기억 상실은 해마의 신경세포가 손상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술에는 긍정적 요소도 많다. 적당한 음주를 즐긴 노인들이 더 오래 살았고, 우울증 개선에도 도움이 됐다는 임상결과들이 있다. 적당한 음주는 우리에게 유익한 영향을 준다. 그러나 과도한 양의 음주는 우리의 뇌신경세포에 심각한 손상을 주기 때문에 올바른 음주습관이 기억을 보존하고, 뇌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중요하다.
*이번 편은 주재열 한국뇌연구원 박사의 도움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