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대한항공 지분 블록딜 실패…조만간 재추진(종합)

  • 등록 2015-07-09 오전 10:14:12

    수정 2015-07-09 오전 10:14:12

[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한진그룹의 대한항공(003490) 지분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이 불발로 끝났다. 최근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투자자 모집이 여의치 않은 탓이었다. 한진은 조만간 다시 지분 매각에 나설 계획이지만 매각가격을 일부 낮춰야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9일 금융투자(IB)업계에 따르면 한진(002320)은 전날 장 종료 직후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보유 중이던 대한항공 579만6000여주, 7.95%에 대한 블록딜 청약을 했지만 수요 부진으로 성사되지 못했다. 이번 블록딜 공동 주관사인 삼성증권과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제시한 대한항공의 1주당 매각가격은 전일 종가인 4만2000원대비 1.2~4.8% 할인율이 적용된 4만원에서 4만1500원 사이였다.

처분 목적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주회사 등의 행위제한 해소를 위함’이었다. 한진은 지난 2013년 8월 투자사업을 총괄하는 한진칼과 항공운송사업을 담당하는 대한항공으로 인적분할하면서 지배구조 개편작업에 착수했고 유예기간 2년이 끝나는 이달말까지 지분 매각을 마무리해야 한다.

그러나 매각 물량이 상당히 많은데다 최근 메르스 여파로 대한항공의 업황 부진에 대한 우려까지 겹친 상태다. 또 중국 증시 급락 등으로 국내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점도 악재가 됐다.

익명을 요구한 IB업계 관계자는 “한진이 지분 수직구조를 갖기 위해 한진의 대한항공 보유지분 매각은 반드시 해야 하는 절차”라면서 “메르스 발병 이전에도 주가가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등 업황 부진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상황에서 이번 매각은 결국 주가가 걸림돌이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중국 증시가 폭락한 것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며 “특히 중국 관련 수요가 약해질 것이라는 우려 속에 외국인 투자자의 참여가 저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블록딜이 실패하긴 했지만, 다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공정거래위원회에 매각 기한 유예를 신청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다만 빠른 매각을 위해서는 가격의 추가 할인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 재편을 마무리하기 위해 이달 재매각 추진 가능성이 크다”며 “이전에 제시한 할인율보다 높은 할인율을 제시하면 수요자를 충분히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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