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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전세 내 왔어요” 새벽부터 전국서 집결
시복식이 열린 이날 광화문광장은 시복식 참석을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천주교 신자들로 인해 이른 새벽부터 북새통을 이뤘다. 서울역 등 기차역 또한 특별열차 편으로 단체 상경한 신자들이 몰리면서 새벽시간대부터 북적였다.
시복식 미사 참석을 위해 대구에서 상경한 김명숙(54·여) “자정에 출발했다. 조금도 힘들지 않다. 자주 못보는 분인데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교황님이 방한하신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신청했다”며 “먼저 가족들을 위해 기도 할거다. 또 요즘은 어려운 일이 많아서 모두를 위해 기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청담성당을 다닌다고 밝힌 임모(51·여)씨는 “택시타고 왔다. 일생에 다시 올까 싶은 영광스러운 이다”라며 “직접가서 보기도 힘든분인데 이렇게 한국까지 찾아오시니 감사하다. 우리나라 뿐만아니라 세계평화를 위해 기도하겠다. 아들은 어제 청년대회 참석하러 대전에도 갔다”고 말했다.
세계인의 존경을 받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인기를 반영하듯 기념품 또한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가톨릭 출판사에서 설치한 기념품 판매대에는 교황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를 비롯해 묵주, 십자가, 교황의 석고상 등 각종 기념품이 전시됐다.
교황 카퍼레이드 중 무개차서 내려 세월호 유족 위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카 퍼레이드 도중 무개차를 세우고 차에서 내려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들 쪽으로 다가간 뒤 짧은 기도를 올렸다. 교황은 단원고 희생장인 고 김유민양의 부친 김영오(47)씨와 잠시 대화를 나눴다. 김씨는 교황에게 “세월호를 잊지 말아 달라. 특별법 제정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 우리를 잊지 말아달라”고 부탁한 뒤 노란색 봉투에 담긴 서신을 건넸다. 교황은 이례적으로 서신을 수행원에게 넘기지 않고 직접 품안에 넣었다. 김씨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광화문에서 34일째 단식 농성 중이다.
앞서 교황은 15일 대전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직전 세월호 유가족 10명을 따로 만나 위로하기도 했다. 당시 유족들은 광화문광장에서 단식 농성 중인 김씨를 안아달라고 부탁했고, 교황은 수락의 뜻을 담아 고개를 끄덕였다. 또한 이날 만남에서 교황은 유족들에게 “세월호 십자가를 로마로 가져가겠다”고 밝혀 유족들을 감동시켰다.
무질서·쓰레기·사고 없는 3無 행사
100만 인파가 모였지만 무질서나 쓰레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무더운 날씨에 대기시간마저 길었던 탓에 일부 노약자들이 탈진해 응급처치를 받기는 했으나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다.
시복미사가 끝난 뒤 일시에 인파들이 빠져나가면서 인근 지하철역 등 일부 혼잡을 빚기는 했지만 질서정연한 움직임 덕에 큰 혼란은 없었다. 시복 미사에 참석한 17만2000여명의 천주교 신자들은 시복식이 끝난 뒤 사회자에 안내 멘트에 맞춰 성당별로 피켓과 깃발을 들고 줄 지어 차례로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서울시는 시복미사 후 신자들이 순차적으로 지하철을 타고 이동할 수있도록 사전에 교구별로 단체 승차권을 구매해 지하철 역사를 신속히 빠져나갈 수 있도록 했다.
광화문 광장 주변은 수십만 인파가 밀집했음에도 불구, 버려진 종이 한 장 찾아보기 힘들었다. 안쪽에 자리한 사람들은 자신들의 순서가 되기 전까지 차분히 대기하며, 바닥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대부분 자신의 쓰레기를 봉투에 담아 퇴장했으며 행사장 주변에 쓰레기가 떨어져 있으면 서로 주워가는 훈훈한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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