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도전 김여사 장롱면허 탈출' 체험기

여성운전 교육 프로그램.. 실전 운전 노하우 전수
  • 등록 2013-04-22 오후 12:53:34

    수정 2013-04-22 오후 12:53:34

[하남=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매년 300여명의 ‘김여사’가 도로에서 사라진다면 어떨까. ‘김여사’는 도로에서 쩔쩔매는 여성 운전자를 빗댄 유행어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16일 미사리 조정경기장 주차장에서 개최한 ‘김여사 탈출기’ 두번째 프로그램. 20대 대학생부터 50대 주부들까지 여성 참가자들의 연령대는 다양했지만 표정은 한결같이 진지했다. ‘김여사 탈출기’는 현대차(005380)가 지난해부터 펼치고 있는 여성 운전교육 프로그램으로 올해로 시즌 2를 맞았다. 지난해 6회 총 180명에서 올해는 7회 330명으로 참가규모를 2배 늘렸다.

참가자 연령은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했으나 짧게는 몇 년, 길게는 수십년 만에 다시 핸들을 잡은 만큼 하나같이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월차휴가를 내고 참가했다는 30대 한 직장여성은 “면허 취득 초창기에 사고 위험을 겪고 난 후 7년 넘게 운전을 하지 않았다”면서 “이번 기회에 다시 운전을 시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도전 김여사 탈출기’의 한 참가자가 실제 도로에서 실습 주행하는 모습. 김형욱 기자
국내 여건상 면허취득 시험은 실제 운전실력과 동떨어져 있다. 면허취득 이후 제대로 된 운전교육을 받을 만한 곳도 없다. 한 참가자는 “사설 실습 프로그램도 있지만 강사가 시간을 떼우려는 느낌을 받아 관뒀다”고 말했다.

이날 프로그램은 오전 9시반부터 오후 5시반까지 8시간 동안 진행됐다. 실제 도로에 나가는 실습 땐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주최 측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사고라도 나면 좋은 행사 취지가 무색해지기 때문이다. 다행히 지난해부터 이번까지 총 8차례 행사를 치르는 동안은 별 탈 없었다고 한다.

실제로 여성운전자 강습에서 동승한 결과 위험은 느껴지지 않았다. 전난희·박성은 등 여성 프로 드라이버를 비롯한 전문가가 참여한 덕분이기도 했지만 참가자들도 대부분 운전경력이 있었고 워낙 조심운전을 했기 때문이다. 한 교육 담당자는 “특별히 위험하거나 주의할 일은 여태껏 없었다”면서 “참가자들의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 운전 노하우를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이 주차실습 중 강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이들은 8시간 동안의 교육프로그램 연수를 기회 삼아 다시 거리로 나설 참이다. 현대차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이유는 여성 운전자에 대한 서비스 차원이다. 현대차는 올해초 서울 청담동에 여성 전용 고객센터 ‘블루미’를 여는 등 여성 고객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여성 운전자 대상 교육은 이 프로그램이 국내에서 유일하다.

현대차는 1회성 프로그램에 그치지 않고 참가자에 실전을 통한 자신감을 배양해 실제 운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올해부터 수도권에서 펼치는 1단계 교육 외에 6월과 11월에 지방에서 2단계 심화 과정을 펼칠 예정이다.

현대차는 나아가 여성 및 초보 운전자에 대한 사회적 배려의 필요성을 인식시킨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누구나 초보운전일 때가 있었다”면서 “프로그램이 초보 운전자에 대한 교육에 그치지 않고 배려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도전 김여사 탈출기’ 참가자들이 기념촬영 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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