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가 따로 없다"…거세지는 원영이 계모·친부 신상공개 요구

  • 등록 2016-03-17 오전 10:26:37

    수정 2016-03-17 오전 10:26:37

[이데일리 e뉴스 김민정 기자] 7살 신원영군을 끔찍한 학대로 숨지게 한 후 암매장한 계모와 친부의 얼굴을 공개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경찰은 또 다른 피해자인 원영이 누나(10)의 인권을 고려해 피의자들의 얼굴 공개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16일 경찰은 원영이의 계모 김모(38)씨와 친부 신모(38)씨에 대해 살인죄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이후 ‘원영이 사건’ 기사에는 계모와 친부의 얼굴과 신상을 공개하라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앞서 14일 원영이가 살던 평택 집과 야산 암매장 현장에서 벌어진 사건 현장 검증에서도 분노한 주민들은 “락스 계모 얼굴을 공개하라”며 이들의 신상 공개를 강력히 요구했다.

현행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는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 강력범죄의 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때 얼굴을 공개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번 사건의 피의자인 계모 김씨와 친구 신씨에 대해서는 살인, 사체유기, 아동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하지만 경찰은 최근 법률심의를 거쳐 피해자인 친누나를 위해 얼굴을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비난 여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얼굴 공개가 불가하다는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계모의 실명을 내건 댓글을 달기 시작했고, 다른 네티즌은 친부의 직장까지 알아내는 등 신상 털기를 시작했다.

네티즌들은 “원영이 사진은 공개하고 악마들은 꽁꽁 숨겨주다니..도무지 이해가 안 됩니다”, “친누나를 위해 얼굴 공개를 안 한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얼굴 공개해야 한다!”, “원영이 누나가 상처받은 사실은 주위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아이는 불쌍하지만 이런 흉악범의 얼굴은 만천하에 알리는 게 맞다고 봅니다. 그래야 또 이런 사건이 생기지 않는다” 등 원영이 계모와 친부의 신상공개를 요구하며 거센 반응을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김씨는 원영이의 친부 신씨와 함께 살기 시작한 2013년 6월부터 “말을 듣지 않는다”면서 원영이와 누나를 막대기나 플라스틱 자로 허벅지와 손바닥 등을 수시로 때렸다.

지난해 2월부터 4월까지는 원영이가 소변을 못가린다는 이유로 누나와 함께 집 베란다에 가두고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했다. 이들 남매에게 끼니를 제대로 챙겨주지 않은 것은 물론 베란다에 둔 요강에 대소변을 보게 했다.

원영이는 지난해 11월부터 소변을 가린지 못한다는 이유로 난방이 들어오지 않는 화장실에 감금됐다.

계모는 하루에 1끼 정도만 먹이면서 원영이를 수시로 폭행했고, 올해 1월 28일에는 소변을 변기 밖으로 흘렸다는 이유로 주먹으로 원영이의 머리를 강하게 내리쳤다.

폭행을 피하려던 원영이가 넘어지면서 변기에 이마를 부딪쳐 살이 찢어지는 등 다쳤지만,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붕대만 감아놓았다.

이틀 뒤 오후 8시께에는 남편과 다투고 화가 난다는 이유로 원영이의 무릎을 꿇리고 신체에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 있는 락스 원액 1ℓ를 머리 위로 퍼부었다.

긴 팔 운동복과 팬티만 걸치고 있던 원영이는 락스에 옷이 젖은 채로 방치됐다.

계모는 2월 1일 오후 1시에는 원영이가 옷에 대변을 봤다는 이유로 입고 있던 옷을 모두 벗기고 찬물을 뿌리기까지 했다. 당시 바깥 온도는 영하 12도로 매우 추운 날씨였다.

원영이는 1월 27일부터 밥 한 끼를 제대로 먹지 못해 극도로 쇠약해진 상태였고, 결국 다음날 2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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