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진단이 당혹스러운 가장 큰 이유는 완치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당뇨는 심혈관 및 뇌혈관질환 같은 중증질환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 일상생활 중에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망막의 미세순환 장애로 시력이 감소되는 당뇨망막병증, 발의 피부 등이 헐어 생기는 족부궤양 등 합병증에 대한 각별한 주의도 필요하다.
실제로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의 규모는 적지 않은 수준. 특히 그 중에서도 60대 이상 환자 비율이 높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당뇨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58만 명이었는데, 이 중 60대 이상이 56.5%를 차지한 것. 특히 5년 전보다 전체 환자가 41만 명이 증가했는데, 이 중 22만 명이 70대 이상으로 조사돼 나이가 들수록 당뇨 진단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노년층 당뇨 환자 비율은 앞으로 더 높아질 전망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고령화 추세로 볼 때 오는 2018년에는 고령사회, 2026년이면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고령사회는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의 14% 이상, 초고령사회는 20% 이상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최수봉 건국대병원 당뇨센터 교수는 “최근의 고령화 추세와 노년층의 당뇨 환자 증가 추세에 비추어 볼 때, 향후 고령의 당뇨 환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 노인 당뇨 환자가 각별히 주의해야 할 것은?
△ 당뇨병성 망막병증 = 노년기의 당뇨 환자라면 당뇨병성 망막병증을 특히 주의해야 한다. 심평원에 따르면 70대 이상의 당뇨병성 망막병증 환자는 5년새 82%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70대 이상 노인은 그만큼 당뇨를 오래 앓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당뇨병성 망막병증은 당뇨로 인해 고혈당에 노출된 망막이 손상을 입게 되는 합병증으로, 망막의 미세순환에 장애가 생겨 시력이 저하되며 자칫하면 실명까지 이를 수도 있다. 60대 이상의 당뇨 환자라면 정기적인 안과검사를 통해 이를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할 필요가 있다.
△ 만성신부전증 = 신장의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만성신부전증 또한 나이 든 당뇨 환자라면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만성신부전증은 당뇨 및 고혈압 환자에게서, 그리고 65세 이상의 노년층에서 더 쉽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만성신부전증이 악화되면 빈혈, 대사 이상, 전해질 이상, 심혈관 질환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며, 나아가 신장이식까지 필요하게 될 수도 있다. 이에 노인 당뇨 환자라면 평소 혈액 및 소변 검사를 꾸준하게 받아 발병 여부를 조기에 파악하고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온열기구에 따른 궤양 = 요즘 같은 겨울철이면 많은 사람들이 온열기구를 사용해 추운 날씨를 견디고는 한다. 노년층의 당뇨 환자라면 전기장판 등 온열기구를 쓰는 데 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식습관 개선, 운동요법으로 혈당관리…인슐린 펌프 도움
이 같은 주의사항을 지키는 것 외에 식습관 개선과 운동을 통해 건강한 삶을 이어나가는 것 또한 필요하다. 노인 당뇨 환자의 경우 사회생활이 활발한 젊은 사람에 비해 식사시간이 불규칙하기 쉬우므로 매끼 시간을 정해놓고 최대한 이에 맞춰 식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혈당을 단시간에 높이는 기름진 음식, 짠 음식은 최대한 삼가고 잡곡밥, 현미밥, 채소와 과일, 해산물 위주로 먹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운동을 통한 혈당관리 또한 당뇨 환자에게는 필수다. 다만 나이가 있는 환자라면 지나치게 체력이 많이 소요되거나 관절에 무리가 가는 운동은 피할 필요가 있다. 대신 산책이나 자전거 타기 등 가벼운 운동을 짧은 시간, 그리고 자주 해주는 것이 좋다. 전문의를 통해 본인에게 적합한 운동의 종류나 시간 등에 관한 조언을 구하고 이를 이행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최수봉 교수는 “당뇨 환자는 합병증이나 심혈관질환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당뇨 치료제, 인슐린 주사, 인슐린 펌프 등 자신에게 맞는 치료법을 통해 혈당관리를 해야 한다.”면서, “특히 나이가 있는 환자라면 체내에 인슐린을 자동으로 투여해주는 인슐린 펌프를 활용, 일일이 치료제를 챙기고 투여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이는 것도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