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6월 14일자 35면에 게재됐습니다. |
중요한 것은 그 다음이었다. 사용자를 추적하고 그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광고주에게 얼마나 큰 가치가 있는지 파악한 것이다. 두 청년은 자신들이 구축한 DB와 네트워크가 돈을 벌 수 있는 가장 이상적 위치를 만들어냈다는 점을 인식했다. 이제 남은 건 선점. 빠르고 조용히 움직였다. 그리고 다른 이들이 존재조차 의식 못한 권력을 신속히 축적했다. 1998년 `검색의 제국` 구글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문제는 구글 밖에서 생겼다. 누구도 구글에 대항마를 낼 수가 없었던 거다. 견제와 균형? 원체 빨랐던 터라 그럴 시간조차 없었다. 그저 허둥지둥하는 사이 구글은 한 가지 기술을 더 얻게 됐다. `책임회피`다.
가장 우려한 것은 무소불위의 권력이다. 구글은 대놓고 프라이버시를 거부한다고 말한다. 퍼블리커시(publicacy), 다시 말해 모든 사람이 정보에 대한 평등한 접근권을 가지는 것이 우선이라는 거다. 그러나 그 권력으로 움직인 잣대는 둘이었다. 자신을 제외한 모든 이들에게만 투명성을 요구한 것이다. 구글은 그들이 지배하는 시장에선 오픈시스템 같은 건 필요없다고 말한다. 스팸 같은 부작용만 낳을 뿐이란 거다. 그렇지만 광고용 키워드를 찾는다는 목적으로 G메일을 통해 개인생활을 엿보고 스트리트뷰로 누구의 동선을 파악한다. 또 검색솔루션인 구글데스크톱은 개인PC의 모든 파일을 스캔해 자료화한다. 저작권 침해를 밥 먹듯 하는 유튜브도 있다.
사용인구 10억명, 매일 20억회가 넘는 인터넷검색을 처리하고 1조개 웹페이지를 색인화했다. 1분씩만 훑어본다고 해도 3만8000년이 걸리는 양이다. 이를 밑천으로, 일찌감치 중요성을 꿰뚫었던 수많은 광고주까지 확보하게 됐다. 100만을 넘겼다. 가히 거대공룡이 된 구글은 공적 사적을 막론하고 역사상 그 누구보다 가장 많은 정보를 수집한 조직이 됐다. 게다가 그들은 취득한 정보를 사용하는 다양한 방법도 안다. `정보가 권력`이란 명제를 실천으로 보여줬다는 말이다.
이미 세계 인터넷 검색의 70% 이상을 장악했다. 그 구글을 왜 믿어선 안 되는지 조목조목 따지는 책의 말미는 정보기술 디스토피아의 위험성에 대한 강력한 경고를 연결했다. 21세기판 `빅브라더`를 키워봤자 나올 결론은 `디지털화의 노예`뿐이란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