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C2012]엘든 "한국 금융산업 아직 기초적인 수준"

"뱅킹·신용카드 등 기본적인 서비스만 제공..혁신 잠재력 있지만 주저"
"원화 국제화는 신중하지만 분명하게..메가뱅크위한 메가뱅크는 부적절"
  • 등록 2012-03-28 오후 2:20:00

    수정 2012-03-29 오전 10:09:14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3월 29일자 24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김춘동 기자] 데이비드 엘든(사진) 두바이 국제금융센터 이사회 의장은 한국의 금융산업이 아직 기본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원화의 국제화에 대해선 신중하면서도 분명한 방향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HSBC 회장을 지낸 엘든 의장은 28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금융산업은 뱅킹서비스와 신용카드 등의 기본적인 기능만 담당하고 있다”면서 “고령화에 대비한 혁신적인 금융상품이나 투자은행(IB),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의 분야에선 진전이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엘든 의장은 29일 막을 올리는 국제금융컨퍼런스(IFC)에서 `세계 금융환경의 변화: 한국 금융의 3대 긴급 과제`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엘든 의장은 “한국 금융산업이 잠재력은 가지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혁신에 나서고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국내 금융회사들이 예대마진과 수수료 등 손쉬운 영업방식에만 의존하면서 정작 혁신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고 있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원화의 국제화에 대해선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길 원한다는 분명한 방향성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타임테이블이 정해져 있지 않은 만큼 추진속도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자국통화의 국제화없이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유일한 국가”라면서 “다만 중국도 신중하게 위안화의 국제화를 추진중인 만큼 한국 역시 전반적인 여건을 감안해 개방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우리금융 매각과 함께 한국 금융산업의 주요 화두로 남아있는 메가뱅크 논란에 대해선 “메가뱅크를 위한 메가뱅크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전반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합리적인 합병이라면 그런 은행이 하나 정도 있는 것은 나쁘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성공의 열쇠는 결국 제대로 된 경영능력”이라고 지적했다.

자본시장법 개정과 함께 논란이 되고 있는 헤지펀드에 대해선 그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위험성도 함께 경고했다. 그는 “헤지펀드는 이제 금융산업의 일부로서 시장 참가자들은 어느정도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지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이 `빅리그` 참여를 원한다면 시장을 개방해야 하지만 신중할 필요가 있다”면서 “헤지펀드 규제는 세밀해야 하는 만큼 규제능력을 우선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엘든 의장은 금융위기 이후 금융산업의 흐름에 대해선 “금융위기 이전부터 전 세계의 금융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는데 금융위기를 계기로 변화의 속도가 빨리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시장을 붕괴시킨 탐욕스러운 소수로 인해 금융산업이 오명을 쓴 것은 유감스럽다”면서 “이제 금융시장은 시장 참가자들의 도덕이 아닌 규칙과 규제에 따라 운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해 세계 경제상황과 관련해선 “드라마틱하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진 않는다”며 “특히 올해 주요국에서 일제히 정치권력이 이동되면서 불확실성을 더해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미국 경제가 견고하진 않지만 큰 문제없이 개선되는 추세를 유지할 경우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면서 “아시아 지역은 서구처럼 상황이 나쁘진 않지만 저성장을 수용하면서 경계심을 늦춰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 관련테마기획 ◀ ☞2012 국제금융컨퍼런스   ▶ 관련기사 ◀ ☞[IFC2012] 필립 에르퀴아 "한국 PF, 국제시장 진출 시급" ☞[IFC2012]한국금융의 길을 찾는다..IFC 개막 ☞[IFC2012]투자회수 장치 미비가 큰 걸림돌 ☞[IFC2012] "글로벌 벤처 경기침체기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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