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3월 29일자 24면에 게재됐습니다. |
[이데일리 김춘동 기자] 데이비드 엘든(사진) 두바이 국제금융센터 이사회 의장은 한국의 금융산업이 아직 기본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원화의 국제화에 대해선 신중하면서도 분명한 방향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HSBC 회장을 지낸 엘든 의장은 28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금융산업은 뱅킹서비스와 신용카드 등의 기본적인 기능만 담당하고 있다”면서 “고령화에 대비한 혁신적인 금융상품이나 투자은행(IB),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의 분야에선 진전이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엘든 의장은 29일 막을 올리는 국제금융컨퍼런스(IFC)에서 `세계 금융환경의 변화: 한국 금융의 3대 긴급 과제`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엘든 의장은 “한국 금융산업이 잠재력은 가지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혁신에 나서고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국내 금융회사들이 예대마진과 수수료 등 손쉬운 영업방식에만 의존하면서 정작 혁신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고 있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원화의 국제화에 대해선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길 원한다는 분명한 방향성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타임테이블이 정해져 있지 않은 만큼 추진속도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자국통화의 국제화없이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유일한 국가”라면서 “다만 중국도 신중하게 위안화의 국제화를 추진중인 만큼 한국 역시 전반적인 여건을 감안해 개방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우리금융 매각과 함께 한국 금융산업의 주요 화두로 남아있는 메가뱅크 논란에 대해선 “메가뱅크를 위한 메가뱅크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전반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합리적인 합병이라면 그런 은행이 하나 정도 있는 것은 나쁘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성공의 열쇠는 결국 제대로 된 경영능력”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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