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는 글로벌 점유율 20% 정도로 노키아에 이은 2위 업체며, LG전자도 최근 모토로라를 밀어내고 글로벌 3위 자리를 차지했다. 또 세계에서 판매되는 휴대전화 10대 중 3대는 한국산이다.
그러나 글로벌 강자로 부상한 국내 휴대전화 제조사에도 `아킬레스의 건`이 있다. 바로 최근 최대 이슈가 되는 `스마트폰`이다.
하지만 `아이폰`은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고, 스마트폰 1위 업체 RIM도 업무용 스마트폰 제조사로 완전히 자리 매김했다.
급기야 국내에 도입된 아이폰이 큰 관심을 끌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스마트폰시장에서 헤게모니를 뺏긴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 `아이폰` 출시 과소평가
국내 제조사들이 스마트폰 시장 진입에 늦은 이유는 아이폰 출시 파장을 잘못 분석한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다.
`아이폰` 출시 당시 국내 제조사들은 "일반 휴대전화의 영역을 갖지 못한 `아이폰`의 한계는 분명하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물론 애플의 `아이폰`은 주류에 들어가는 제품이라고 할 수 없다. 애플은 전통적인 휴대전화 제조사가 아니며 수익모델도 제품 판매보다 애플리케이션 판매로 얻는 등 기존 개념과는 다른 제품이다.
`아이폰`에 열광하는 계층도 한정돼 있다. `아이폰`이 히트상품임에는 분명하지만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2.6%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국내 제조사들을 곤혹스럽게 하는 것은 아이폰 열풍에 따른 휴대전화 시장의 지각변동 조짐이다.
스마트폰 시장은 애초 시장조사업체나 제조사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 성장을 이끄는 제품이 바로 `아이폰`이다.
스마트폰 열풍이 불자 이동통신사들은 스마트폰에 큰 폭의 보조금을 싣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이 실제로 스마트폰을 사들이는 가격은 일반 휴대전화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일반 휴대전화를 주로 생산하는 제조사에는 `시련의 계절`이 닥친 것이다.
특히 스마트폰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 LG전자는 지난 4분기 휴대폰비중이 절대적인 MC사업부문 영업이익률 1.3%를 기록, 흑자전환 이후 최악의 영업이익률을 발표했다. 저가시장 비중이 커진 것과 함께 스마트폰 열풍에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다.
◇ "아직 늦지 않았다"
그렇다고 국내 제조사들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실패했다고 단정짓기는 이르다.
스마트폰 시장이 애초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은 전체 휴대전화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 정도다.
국내 제조사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출시한 `옴니아2`에 이어 안드로이드, 리모, 심비안 등 다양한 OS를 적용한 스마트폰을 출시했거나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기본 전략은 모든 종류의 OS를 탑재한 스마트폰 풀 라인업을 갖춰 소비자들에게 폭넓은 선택의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자체 개발한 플랫폼인 `바다`를 적용한 스마트폰도 오는 7월 국내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스마트폰에서 약점을 보인다는 평가를 받는 LG전자 역시 올해는 공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이를 위해 지난해 말에 스마트폰 사업부를 별도로 독립시키고 연구인력도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안승권 LG전자 MC(Mobile Communications)사업본부장 사장은 최근 "올해 20여 종의 스마트폰을 출시해 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윈도 모바일 6.5`를 적용한 합리적인 가격의 스마트폰 `210시리즈`를 국내 출시했다. LG전자는 이 제품을 B2B(Business to Business) 위주로 시장에 공급하고 B2C(Business-to-consumer) 영역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 삼성·LG "안드로이드로 아이폰 잡는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서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것은 `안드로이드 OS`다. 모토로라가 최근 국내에 출시한 `모토로이`는 국내 최초의 안드로이드 OS 적용 스마트폰이다.
국내 제조사들이 최근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도 바로 `안드로이드`를 적용한 스마트폰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피카`, `모먼트` 등의 안드로이드폰을 시장에 선보였으며, LG전자도 조만간 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안드로이드 OS`는 리눅스를 기반으로 만든 구글의 모바일용 오픈 OS다. 오픈 OS라는 점은 소스가 공개돼 제조사가 원하는대로 OS의 일정 부분을 제외하거나 더할 수 있다는 점을 뜻한다.
폐쇄적인 OS로 평가받는 MS의 `윈도 모바일`, 애플의 `아이폰 OS`와 다른 `안드로이드 OS`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장점은 구글이 공급하는 각종 콘텐츠와의 연동이 원활하다는 점이다. 지메일, 구글맵, 유튜브 등 세계적인 구글의 서비스를 휴대전화로 즐길 수 있다.
아울러 애플의 `앱스토어`에 비해 콘텐츠 수가 적지만 약 2만개의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안드로이드 마켓`도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앱스토어`와 가장 다른 점은 사용자가 구입한 지 24시간내 환불을 요구하면 구매금액의 전액을 환불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시스템 자체가 `가벼워` 멀티테스킹에 강점을 가졌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아직 국내 시장에서의 성공을 장담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안드로이드의 장점 중 하나인 구글 서비스 이용이 국내에서 얼마나 `먹혀들지` 미지수이기 때문.
국내 인터넷 시장에서 구글이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낮다. 세계 검색 시장에서 65.7%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는 구글이지만, 국내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2%에 불과하다.
그만큼 구글의 콘텐츠를 휴대전화를 즐길 수 있다는 안드로이드의 장점이 국내에서는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는 뜻이다.
국내 제조사들이 이런 장단점을 어떻게 반영해 스마트폰시장에서 주도권을 찾아 갈 것인지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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