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증시 60돌]⑤벤처에 울고웃고…코스닥 산증인 새롬기술

코스닥시장서 2000년 전후 ‘묻지마 투자’ 주역
공모가 대비 120배 올랐다가 사업 부진에 급락
  • 등록 2016-03-01 오후 2:30:00

    수정 2016-03-01 오후 2:30:00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주로 기관과 외국인에 의해 판도가 갈리는 유가증권시장과 달리 중소기업이 많은 코스닥시장은 개인 비중이 월등히 높다. 객관적인 수치와 분석에 의존하는 기관 등과 달리 ‘감(感)’에 기대는 개인투자자가 많은 코스닥은 그만큼 드라마틱한 급등락 추세를 나타내는 종목들이 숱한 편이다.

그렇다면 출범 20년을 맞은 코스닥시장에서 가장 큰 투자 붐을 일으켰던 테마는 무엇일까. 대표적으로는 2000년대 초반 주식시장을 흔들었던 정보통신(IT) 버블 열풍이 꼽힌다. 당시 코스닥시장은 미국의 IT 버블과 맞물리며 지수가 치솟았다. 벤처기업특별법 제정을 통해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네이버, 다음(현 카카오(035720)) 등 벤처기업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투자자들이 묻지마 투자에 나서면서 대규모 자금이 증시에 흘러들어가 2000년 초 코스닥지수는 2700선을 넘기기도 했다. 1999년초 8조원이었던 코스닥시장 시가총액은 1년 후 12배인 96조원까지 불어났다.

당시 통신업계에 종사했던 한 IR 담당자는 “‘닷컴’ 열풍이 불면서 닷컴이란 이름만 붙이면 투자 수요가 몰리던 시기”라며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던 벤처기업은 물론이고 기존 회사들도 ‘닷컴’을 붙여 사명을 변경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이중에서도 새롬기술(현 솔본(035610))은 투자자 관심을 독차지하며 닷컴 열풍을 이끈 종목이다. 1998년 8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후 약 1년 반 동안 코스닥시장의 움직임을 주도했다. 1994년 자본금 1억원으로 설립된 이 회사가 주식시장에서 주목을 받은 이유는 세계 최초 무료 인터넷 전화인 ‘다이얼패드’를 시장에 내놨기 때문이다. 광고만 들으면 요금이 비싼 국제전화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당시로선 획기적인 아이템을 선보였다.

다이얼패드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새롬기술 주가는 연일 치솟았다. 상장 당시 공모가는 2300원(액면가 500원)이었지만 그해 코스닥기업으로는 처음10만원을 돌파했다. 이후에도 오름세를 지속, 기업공개 6개월만에 공모가 대비 약 120배 급등했다. 코스닥종목 거래량이 하루 1만주 가량이던 시절 100만주 이상이 거래되기 일쑤였고 2001년 11월에는 하루 3190만주가 거래돼 신기록을 세웠다. 이 영향으로 2000년 2월 코스닥 거래대금이 유가증권 거래대금을 넘어서기도 했다. 당시 새롬기술에 수천만원을 투자해 수십억원 가량의 평가차익을 거뒀다는 언론보도가 연일 나왔고, 영화배우 박중훈은 기업공개 전 회사에 1억원을 투자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주목을 받았다. 삼성그룹 역시 660억원을 투자해 지분 4.5%로 2대 주주에 올랐다. 이후 네이버와의 합병 소식 등이 나오며 연일 코스닥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시가총액 3조원을 당시 재벌그룹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급성장했지만 하락세도 가팔랐다. 다이얼패드가 취약한 수익구조 등으로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투자 심리 또한 차갑게 식어간 것이다. 결국 다이얼패드는 매각됐고 오상수 사장이 허위공시로 구속되면서 코스닥 신화는 막을 내렸다. 2000년초 28만원을 넘기도 했던 회사 주가는 같은 해말 5500원까지 미끄러졌다. 이후 2004년 솔본벤처투자에 흡수합병된 후 이듬해 지금의 솔본으로 사명을 바꿨다. 현재 지주회사로서 인피니트헬스케어(071200), 포커스신문사, 솔본인베스트먼트 등 계열사를 거느렸으며 부동산 임대업도 영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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