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이 변한다)"세장을 넘기지 마라"

한전 경영혁신의 산실 `TDR룸`
  • 등록 2009-06-23 오후 2:08:03

    수정 2009-06-23 오후 2:08:03

[이데일리 안승찬기자] 한국전력의 모든 보고서는 3장을 넘기지 않는다. 이른바 `리포트 123`이란 보고문서 작성 원칙이 세워진 이후부터는 줄곧 그렇다.

문서를 작성할 때 실적은 1장, 계획이나 검토는 2장, 첨부는 3장 이내로 작성한다.
또 연간 2000건 이상 발생하던 사업소의 본사 보고문서도 폐지하거나 통합했다. 이를 통해 한전은 문서 사용의 절반 이상을 줄였다.

이같은 혁신활동을 통해 한전은 연간 110억원의 경비를 절감하고 있다. 이는 모두 `TDR(Tear-Down & Redesign)룸`의 성과다.
▲ 지난해 TDR 과제의 하나인 `보고문서 간소화`와 관련해 김쌍수 한전 사장에게 중간보고를 하고 있다.

TDR룸은 지난해 8월 취임한 김쌍수 사장이 자산규모 65조원의 거대 공기업 한전을 쇄신하겠다며 만든 `경영혁신의 산실`이다. 2만370여명의 직원 중에서 선발한 정예인력 350명이 TDR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TDR은 김 사장이 LG에서 부회장에 오를 때까지 줄곧 외쳐온 경영 키워드다. 문제를 손에 잡히는 수준까지 풀어헤쳐서(Tear Down)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하고, 새로운 사고와 방식에 따라 경영시스템과 서비스를 재구성(Redesign)해 효율성을 높이는 신경영혁신 기법이다.

문제를 완전히 풀어헤치고 재구성하는 과정을 통해 `5% 개선은 불가능해도 30% 개선은 가능하다`는 것이 김 사장의 평소 지론이다.
 
한전 TDR은 얼마나 성과가 있었을까. 한기식 한전 경영선진화실장은 "지난해 문서간소화, 컴팩트형 변전소모델 개발, 변압기 교체기준 개선 등 시범과제 3건만으로 1117억원의 경비절감 효과를 거뒀다"며 "올해는 136개 과제를 선정해 진행중에 있다"고 소개했다.

한전은 TDR 뿐 아니라 혁신업무 역량강화를 위한 6σ(식스 시그마) 활동, 혁신마인드를 고취하기 위한 의식변화 프로그램인 ACT(Action & Change Training)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ACT교육은 혁신문화 정착과 목표의식을 전 직원이 공유하는 프로그램이다. 1박3일 동안 진행하는데 1일은 무박으로 한계극복 체험을 하도록 돼있다. 월말 기준으로 차장급 이상 직원이 모두 교육을 완료했다.

이 모든 혁신활동을 진두지휘하는 김 사장은 `가젤과 사자론`(마시멜로 두번째 이야기)을 좋아한다.

"사자보다 늦게 달리면 잡아먹혀 죽을 운명에 처할 것을 아는 아프리카 초원의 가젤이건, 가젤보다 빨리 달리지 못하면 굶어 죽으리라는 것을 아는 사자건 상관없이, 아침에 눈뜨면 당신은 질주해야 한다."

질주해야 한다는 위기감 때문일까.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한국전력(015760) 본사 20층 TDR룸 벽면에는 오늘도 `눈물 없인 혁신 없다!` `계량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 등의 비장한 구호가 적혀 있다.

▶ 관련기사 ◀
☞(공기업이 변한다)①한전..`이삭줍기`의 위대함
☞(공기업이 변한다)`神의 직장`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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