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IB에 집중"…삼성證 팽창전략 `일보후퇴`

글로벌 금융환경 불안 감안…수익제고 우선
`전략변화` 아닌 `전술수정` 해석에 무게
  • 등록 2009-02-11 오후 12:05:00

    수정 2009-02-11 오후 1:29:15

[이데일리 이정훈기자] 국내 증권업계 선두주자로 가장 발빠른 행보를 보여온 삼성증권(016360)의 대형화, 글로벌화 전략이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일보 후퇴하고 있다.

수익성부터 높인 이후에 종전의 팽창전략으로 가겠다는 전술 수정으로 풀이된다. 향후 국내 증권업계의 소매와 IB분야에서 업계 판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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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이 올해 증권 소매부문과 IB업무에 치중하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올해 경영전략 변화는 전날 열린 3분기 실적 발표와 관련된 컨퍼런스 콜에서도 확인됐다.

이날 컨퍼런스 콜에 참석한 복수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이 자리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여전히 불안한 만큼 해외 트레이딩이나 자기자본투자(PI)를 강화하는 대신에 소매와 IB쪽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해외 트레이딩이나 자기자본투자는 대형 투자은행으로서는 강화해야 할 부문이지만, 투자에 따른 리스크가 커 현 금융환경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는 것.

삼성측의 이같은 언급은 대내외 여건 악화라는 발등의 불을 끄기 위한 전술적 변화로 풀이되지만, `글로벌 톱10`이라는 중장기 전략에 자칫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앞서 삼성증권은 지난 2007년 10월 창립 25주년을 맞아 `글로벌 톱10`이라는 중장기 비전을 선포하고 해외영업 확대, 해외투자와 자기자본투자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가 고조되던 지난해 10월까지만해도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은 "미국 IB들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우리가 글로벌 IB로서 성장할 수 있는 틈이 생긴 만큼 글로벌 톱10으로 가는데 필요한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오히려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삼성증권으로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라며 "글로벌 증권사로 가는 행보가 늦어질 순 있지만, 당장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삼성이 주력할 개인 상대 주식 브로커리지와 펀드 판매, CMA 고객 유치 등 소매부문과 구조조정에 따른 기업인수 합병, 회사채 발행, IPO 등 IB부문에서 판도 변화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성증권은 상반기중에 홍콩 현지법인의 사업영역 및 인력 확대, 일본 현지사무소 개설 등 아시아시장에서의 신사업 개척은 일정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2008회계연도에 직원들의 성과급과 광고비 증액 등으로 판매관리비를 20% 이상 더 쓴 삼성증권은 2009회계연도에는 증가율을 8%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이 역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삼성은 이를 위해 신규직원 채용을 제한하고 판관비 지출을 보다 엄격하게 관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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