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외환은행 매각 승인과 관련해 여전히 미온적인 태도를 유지하자, 론스타와 HSBC가 내달 초 계약을 파기할 것이라는 예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1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HSBC의 샌디 플록하트 아태 지역 최고경영자(CEO)는 대만 타이베이에서 가진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외환은행 인수를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플록하트 CEO는 "계약 연장기간이 끝나면 양측은 각각의 입장을 검토해야한다"며 "HSBC는 다른 선택들(other options)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HSBC는 스탠다드차타드 등과 함께 태국 뱅크타이의 지분 42%를 인수할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등 아시아 지역의 다른 국가 은행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앞서 지난 달 25일 파이낸셜타임스(FT)도 "HSBC는 한국 정부가 조만간 승인하지 않을 경우 외환은행을 몇 주내 포기할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까지 금융위원회는 외환은행 매각 승인과 관련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쇠고기 파동에 따른 여론 악화와 내각 교체 등으로 정부의 운신 폭이 좁아진 상태에서 금융위가 섣불리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은 환경이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지난 2일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외환은행 매각은 충분한 계기가 마련되기 전에는 어려울 것"이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전 위원장은 지난 5일 언론재단 포럼에서도 "법적 불확실성이 충분히 해소됐다고 판단하는 계기가 있어야 스탠스에 변화를 줄 수 있다"며 "쇠고기 문제에서 볼 수 있듯이 충분한 국민적 공감을 얻어야 한다"며 여론의 향배에 촉각을 기울였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계속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실제 HSBC 내부적으로 외환은행 인수 포기를 검토중인 것으로 안다"며 "17일 항소심 이후 당국의 움직임이 없으면 론스타와의 계약은 해지되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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