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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민은행이 유동성 대책을 내놓은 후 랠리를 이어왔던 중국 증시는 9일 오랜만에 하락 반전했다. 엠피닥터 등에 따르면 이날 중국 본토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는 전거래일대비 각각 6.62%, 8.65% 떨어졌다.
중국 대표 벤치마크 지수인 CSI300지수는 7.05% 내린 3955.98에 장을 마쳤다. CSI300지수가 하락 마감한 것은 지난달 13일 이후 11거래일만이다. 홍콩 증시의 항셍종합지수와 H지수도 전거래일보다 각각 1.38%, 1.58% 내려 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중화권 증시가 떨어진 이유는 전날 중국 정부의 부양책 발표가 예상만큼 강력하지 않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중국은 최근 1조위안(약 190조원) 효과의 지급준비율 인하, 기존 주택담보대출 이자율 인하를 통한 연간 1500억위안(약 28조원) 규모 이자 비용 절감 등 200조원이 넘는 유동성 대책을 발표했다.
국경절 연휴가 지나자마자 중국의 거시 정책을 담당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고 투자 대책을 내놨다. 내년 예산 중 건설쪽에 1000억위안(약 19조원)을 조기 집행하고 1000억위안의 투자 계획을 미리 발표하는 등 총 규모는 2000억위안(약 38조원)에 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강력한 신호와 완화적인 통화정책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재정 지원으로 이를 뒷받침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렸다”며 그러나 “(8일)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구체적인 부양책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으면서 시장의 흥분은 빠르게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중국 증시가 장기간 랠리를 이어온 만큼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일시 조정을 겪고 있다는 진단도 있다.
아이지안증권의 허우 잉민 연구원은 “상하이와 선전 주가지수는 점진적인 조정 추세를 겪고 있고 장외 자금도 롱(매수)과 숏(매도) 포지션으로 나뉘었다”며 “시장 신뢰가 회복되고 주가가 급등했지만 단기간은 조정을 겪을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살릴 추가 경기 부양책이 가장 큰 문제”
중화권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궁극적으로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부동산 시장이 온기를 되찾으려면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외부 시각이다. 시장 예상을 뛰어넘은 유동성 대책에 시장은 폭발적으로 반응했으나 이후 발표된 재정정책이 뒷받침하지 못해 이러한 요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뉴욕타임즈는 “중국의 최근 조치가 소비자 지출을 늘리고 보다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오랫동안 지연되던 노력의 시작이 될 수 있다”며 “중국 경제는 지난 3년간 부동산 가격 하락을 견뎌왔는데 가장 큰 문제는 추가 경기 부양책을 시행할지 여부”라고 지목했다.
한편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에 따르면 재정부는 오는 12일 란푸안 부장(장관) 주재로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역주기조정(경기 하락과 상승에 따른 거시경제 정책 조정)을 강화하고 고품질 발전 관련 상황을 소개할 예정이다. 인민은행과 발개위가 그간 기자회견에서 대책을 발표한 것을 감안할 때 재정부가 이날 재정 관련 정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