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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역시 베트남의 개혁·개방 정책인 ‘도이머이’의 상징과도 같은 곳으로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룩했다. 도시 국가인 싱가포르를 넘어 인구 1억명에 육박하는 베트남의 발전상은, 북한 사회에 다른 차원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남측과의 접점 찾기가 가능할지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한국은 전세계에서 베트남에 가장 투자를 많이 하는 국가다. 하노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랜드마크72는 우리나라 기업인 경남기업이 지었다. 두번째로 높은 건물 롯데센터 하노이 역시 롯데건설의 작품이다. 김 위원장이 야경 시찰을 위해 고층 빌딩에 오른다면 유력한 후보지다.
하노이 인근 산업단지를 방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베트남 수출액의 25%를 차지하는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을 방문할 수도 있을 것으로도 보인다. 삼성은 지난 2008년 하노이 인근 박닌성 옌퐁공단에 휴대폰 1공장을, 뒤이어 2013년 타이응우옌성 옌빈공단에 휴대폰 2공장을 짓고 운영 중이다. 하노이 인근 하이퐁에도 LG전자, LG디스플레이, 두산 등이 소재한다.
한편 북미간 2차 핵담판이 열릴 장소로 줄다리기 끝에 하노이가 결정된 것은 회담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이끌기 위한 미국 측의 배려인 것으로 풀이된다. 협상 분위기를 고취시키면서 북미 정상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회담 개최 장소로 대사관이 소재한 하노이를 선호했다.
하노이가 최종 개최도시로 되면서 양 정상이 만날 회담 장소와 개별 숙소에도 관심이 모인다. 회담장으로는 하노이 국제공항에서 약 40분 거리에 있는 베트남 국립컨벤션센터가 거론된다. 2006년에 APEC 정상회의가 열렸던 곳이어서 경호가 용이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로는 JW 메리어트 호텔이, 김 위원장의 숙소로는 북한 대사관과 가까운 멜리아 호텔이 물망에 오른다. JW 메리어트 호텔에는 앞서 문재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이 묵었던 바 있다. 멜리아 호텔은 지난해 베트남을 방문했던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지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