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뚫리고 재건축 물꼬..서울 서부권 주택시장 '우량주'로 떴다

도시개발+교통호재+재건축 사업 활기
강서~여의도 도로 개선..지하철 9호선 개통 호재
마곡지구 아파트 분양가 2년새 1억원 올라
재건축 연한 단축 수혜지 목동 집값 상승세
목동신시가지 51.48㎡형 아파트값 두달새 4000만원 뛰어
  • 등록 2015-09-06 오후 5:28:22

    수정 2015-09-06 오후 7:22:57

△서울 서부권 지역이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교통 호재는 물론 재건축 사업이 물꼬를 트면서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강서구 마곡동과 방화동 양천구 목동 일대 아파트값이 최근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서울 강서구 일대에 조성 중인 마곡지구 전경. [사진=SH공사]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지난해 5월 대기업 차장인 유모(41)씨는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들어서는 ‘마곡 엠벨리 15차’ 아파트 분양 계약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마곡지구에 공공 분양아파트 6730가구가 한번에 쏟아지면서 향후 집값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돼서다. 하지만 유씨는 결국 아파트를 계약했고, 약 1년 3개월이 지난 요즘 그의 입가엔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아파트 분양권에 웃돈(프리미엄)이 거침없이 붙고 있어서다.

KB 국민은행에 따르면 6일 현재 마곡 엠벨리(SH공사가 마곡지구에 공급한 아파트 브랜드) 15차 전용면적 85㎡짜리 매매 가격은 6억 1000만원으로 1년 새 1억 6000만원(35.5%)이나 올랐다. 서울지하철 9호선 2단계 개통(2015년 3월) 이후 넉달 만에 아파트값이 6000만~7000만원 더 뛰었다는 게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인근 강서구 방화동 ‘마곡 푸르지오’ 전용 59.87㎡형도 평균 매매 시세가 4억 7000만원으로 6개월 새 8500만원 가까이 올랐다. 인근 A공인중개사 관계자는 “9호선 개통과 강서~여의도 방면 도로 여건이 개선되면서 여의도와 강남 쪽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의 문의가 많지만 매물이 없어 거래는 뜸하다”고 말했다.

서울 서부권 지역이 아파트시장에서 ‘우량주’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 중심부를 연결하는 교통 여건이 크게 개선된데다 재건축 사업까지 물꼬를 트면서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강서구 마곡동과 양천구 목동 일대 아파트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더욱이 저금리 기조와 공급 물량 부족이 더해지면서 신규 아파트 분양가도 2년 새 1억원 가까이 올랐지만 수요자들의 관심은 뜨겁기만 하다.

재건축 기대감에 목동 아파트 매매시장 ‘들썩’

서울시와 양천구는 지난 4월 목동 지구단위계획 수립 타당성에 합의하고 내달쯤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에 착수해 정비 기본지침을 마련하기로 했다. 지난 1989년 목동 신시가지 개발이 마무리된 지 26년 만이다. 양천구청 관계자는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 발주를 공개 경쟁 입찰로 진행할 것”이라며 “용역 발주 기간(약 2~3년)을 거쳐 지구단위계획 재정비가 승인되면 각 단지의 재건축 허가 연한 시기에 맞춰 (재건축)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재건축 연한 단축을 골자로 한 ‘9·1 부동산 대책’의 수혜지로 꼽혔던 서울 양천구 목동 재건축사업이 본격적인 기지개를 펴면서 일대 아파트값도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목동신시가지 1단지(고층) 전용 51.48㎡형은 지난 7월 5억 6000만원에 팔렸다. 최근 두 달 새 4000만원 가까이 뛴 것이다. 목동신시가지 5단지 전용 65.08㎡도 연초 대비 6250만원 오르면서 최고 7억 40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인근 단비공인 김연대 대표는 “재건축 추진에 따른 집값 상승 기대감에 아파트를 사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매물이 나오는 즉시 거래가 빠르게 이뤄지면서 매물 확보 경쟁도 치열하다”고 말했다.

△ 이달 1일 개통된 방화동→ 올림픽대로 여의도방향 접속도로 구간(위)와 지난달 개통한 공항로 중앙버스전용차로 마곡지구 구간 [사진=서울시]
마곡지구 아파트 분양가 ‘껑충’

마곡지구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인 강서구 일대 부동산시장도 교통 호재로 들뜬 분위기다. 이 지역의 경우 지난 3월 9호선 2단계 개통에 이어 하반기에도 교통 여건 개선이 줄을 잇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7월 ‘올림픽대로 여의도 방향→방화동(방화대로) 방면 접속도로’ 개통에 이어 반대 방향인 ‘방화동→ 올림픽대로 여의도 방향 접속도로’를 이달 1일 개통했다. 지난달 23일에는 마곡지구 개발로 끊겨 있던 공항로 중앙버스 전용차로 마곡지구 구간(공항초교~발산역 1.8㎦) 공사를 갈무리했다.

연이은 호재로 이들 지역에 들어서는 아파트 신규 분양가도 2년 새 1억원 넘게 올랐다. 하지만 수요자들의 청약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SH공사가 이달 마곡지구 8~12단지에 공급하는 아파트의 분양가는 2년 전 공급 단지에 비해 1억~1억 2000만원 정도 올랐다. 2013년 8월 분양한 1차 아파트 분양가는 59㎡형의 경우 3억~3억 1000만원, 84㎡형은 4억~4억 5000만원이었다 그러나 이번 공급 아파트 분양가는 59㎡형이 평균 4억~4억 1400만원, 84㎡형은 평균 5억 2000만~5억 6600만원이다.

전용 59㎡ 기준 분양가가 최고 32.2%(1억원) 가까이 치솟았지만, 청약 경쟁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인근 마곡동 T공인 관계자는 “1차 분양 물량이 평균 2억원 이상 웃돈이 붙으면서 2차 분양 물량도 1억원 정도 올랐지만 추가 상승 여력이 1억원은 가뿐히 넘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분양 문의가 1차 때보다 2배는 더 많다”고 말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투자 자문부 팀장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서울 서부권지역 부동산시장이 대형 호재로 꼽히는 재건축 추진, 도시개발 사업, 교통 여건 개선 등을 발판삼아 재조명받고 있다”며 “이들 사업이 마무리되는 시점부터는 서울 시내 고급 주거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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