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IFRS 연결기준 5조2000억원 영업이익과 41조8700억원 매출액 잠정치를 내놨다. 한껏 높아져 있던 시장의 눈높이를 충분히 만족시켜주는 수치였다.
4분기 초만 해도 영업이익이 4조원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실적 발표 시기가 다가오면서 증권사들은 5조원대를 충분히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며 앞다퉈 예상치를 수정했다. 스마트폰의 선전이 예상되는데다,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부문 매각대금 등 일회성 이익 7000억원이 들어올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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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삼성증권은 4조7000억원을 예상해, 10개사 중 가장 크게 빗나갔다. 실제 실적과 5000억원이나 차이가 난 것.
삼성증권이 삼성전자의 실적 예측을 제대로 못 한 것은 처음은 아니다. 작년 3분기 삼성전자는 4조2000억원이라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삼성증권은 3조1000억원이라는 전망치를 내놨다.
삼성전자는 원래 4조원대의 영업이익을 예상했지만,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다면서 3조원대로 깎아버렸다.
3분기 실적이 크게 빗나간 이후, 당시 삼성전자를 담당하던 애널리스트는 업계를 떠났다. 이후 지난 12월 중순 외국계 증권사 출신인 황민성 이사를 영입했다. 그러나 황 이사는 홍콩법인도 동시에 커버하면서, 주로 홍콩에 머물고 있다. 새로 온 황 이사의 4분기 전망마저 실제치와 차이가 크게 나자, 이에 상대적으로 삼성전자 관련 보고서 업데이트 등이 어려웠던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보통 실적 예측 등을 위해 기업 탐방을 가고, IR 담당자와 자주 소통을 해야 되는데, 홍콩에 있다 보니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일부에서는 삼성증권 리서치센터가 과거의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0년에는 현대차(005380)에 대한 전망을 엉뚱하게 한 적이 있다"면서 "대부분 증권사는 긍정적인 전망을 하는데, 삼성증권만 실적 개선 지속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했었고, 결과적으로는 틀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에 이어 계열사인 삼성전자까지 전망이 주요 기업들의 전망이 어긋나면서 삼성증권 리서치센터가 예전같지 않다는 얘기가 업계에서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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