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발표한 `동유럽 금융위기와 진출기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현지에 생산시설을 세운 한국기업은 오히려 통화가치 하락 수혜를 입은 반면에 현지시장을 공략한 한국기업은 부진한 판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폴란드의 무와바(Mlawa)와 브로츠와프(Wroclaw)에 액정표시장치(LCD) 및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 공장을 가동 중인 LG전자(066570)는 환율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폴란드 통화 즈워티 가치가 떨어져 유로화 기준 수출가격이 동반 하락하면서, 무와바 공장의 지난 1~2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 증가했다.
일본과 유럽 기업이 현지 통화 가치 하락에도 자국 통화 강세로 시장 철수를 검토하고 있지만, 한국기업은 원화 가치 하락으로 환율 효과를 고스란히 누렸다.
불가리아에 진출한 A사의 주문량은 수요 위축으로 외환위기 이전보다 30% 감소했고, A사는 판매대금 회수에도 애를 먹고 있다.
헝가리에 판매법인을 운영 중인 B사도 지난 1~2월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6% 급감했다고 전했다.
한편 역발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외국기업도 있다. 독일 반도체 업체 인피니온(Infineon)은 최근 헝가리 생산 공장에 1700만유로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다임러(Daimler)는 헝가리에 8억유로를 투자해 콤팩트카를 생산할 예정이다. 자동차 내장재 생산업체인 토요타 아이신(Toyota Aisin)은 폴란드에 자동차 내장재 공장을 운영하기 위해 3000만 유로를 투자하기로 했다.
조병휘 KOTRA 통상조사처장은 "동유럽 금융위기로 한국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LG전자의 사례에서 보듯 유리한 측면도 있다"며 "신규거래선을 발굴하고, 틈새시장을 개척하면 유럽시장에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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