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산, 北서 창립 20돌…대북사업 물꼬 터지나

8~9일 임직원 20여명 방북길
사업 정상화·재도약 결의 다져
북한측 금강산 재개 의지 확인
2차북미회담에 기대감 최고조
금강산 시설·장비구입 계획 구체화
  • 등록 2019-02-10 오후 5:17:43

    수정 2019-02-10 오후 5:17:43

자료=현대아산 투자설명서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금강산 관광 재개는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달려있다. 북측이나 우리 모두 기대가 크다.”

배국환 현대아산 사장이 지난 8~9일 북한 금강산에서 회사 창립 20주년 행사를 연 뒤 귀환 인사를 통해 밝힌 일성이다. 배국환 사장은 “북한도 여전히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북미회담 결과를 본 이후에 필요하면 북측과 추가 접촉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10일 정·재계에 따르면 현대아산의 금강산관광 재개 여부는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릴 2차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북미정상회담에서 긍정적 결과를 도출할 경우 현대아산의 대북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8~9일 금강산을 방문해 창립 20주년 기념식 등의 일정을 소화한 현대아산은 남북 경제협력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와 더불어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 등 실질적 경협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에서다. 현대아산은 1998년 금강산관광이 시작된 이듬해 2월5일 현대그룹의 남북경협사업 전문 계열사로 창립된 회사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도 대북사업에 대한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올 하반기를 대북사업 재개의 적기로 보고, 관련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현대아산은 지난해 말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자금 사용 계획을 구체화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아산은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 500억원 중 15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350억원은 금강산·개성 시설 개보수와 장비 등 시설자금에 사용할 예정이다.

조달 자금은 우선 △면세상품 구매대금 △건설부문 외주비 △사무실임차료·관리비 등 운영자금에 사용된다. 3~4월부터 사용될 예정으로 금액은 총 150억 원이다. 시설 자금에는 총 350억 원이 투입될 예정으로 3분기에 240억원, 4분기에 110억원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계획대로라면 금강산과 개성에 위치한 시설들을 개보수하고 장비 등 비품을 구입하는 데 340억원이 투입된다. 현대아산은 자금 투입 시기를 7월로 내다보고 있으며 3~4분기에 걸쳐 △호텔·관광시설, 사업자숙소 등 보수 및 교체 △차량, 통신·전산장비 구입 등에 자금을 활용할 생각이다. 이 외에 ‘개성공단 2단계 준비’에 10억원을 쓸 계획이다.

다만 오는 27일 북미가 민감한 주제인 ‘북핵’을 다룬다는 점에서 아직 경제 협력 재개를 논의하기는 이른 시점이라는 관측도 있다. 또 대북 제재에 대해 북미가 합의점을 찾더라도 국제 사회가 경제 제재를 해제하기까지 물리적인 시간이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북미와 남북관계가 한 단계 진전돼 남북경협이 재개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경제 협력을 재개할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배국환 현대아산 사장이 8일 금강산 현지 정몽헌회장 추모비에서 열린 ‘현대아산 창립 20주년 기념행사’에서 기념사를 낭독하고 있다.현대아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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