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단순한 정권교체나 세대교체가 아닌 시대교체를 하겠다고 선언한 안희정 충남지사가 “안녕 20세기! 새시대를 향한 시대교체, 이념과 종교 특권적 권력에 지배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 오직 인권의 나라 평화의 나라 시민주권의 나라로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지사는 전날 저녁 늦게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민주주의는 평화와 인권의 사상이고 제도이다. 바로 우리 헌법의 정신이고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의 헌법 정신이고 김대중 노무현의 정신이다. 저는 그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킬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안 지사는 “중앙집권체제를 바꾸겠다. 국가주의 시대에 국민을 타고 앉았던 그 거대하고 존엄한(?) 중앙권력 질서에서 벗어나 지방자치-참여 자치 분권의 체제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정희 정권을 거치면서 강화된 중앙집권체제를 개혁하기 위해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시를 건설하고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하는 등 지방분권에 힘을 기울였지만, 수도권 인구가 2600만명에 달할 정도로 수도권 집중, 중앙집권은 더 심해졌다. 현재 정치권과 학계에서는 지방자치 강화를 위해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을 거론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주의가 자리 잡게 된 이유로 국가가 국민으로부터 멀어진데 있다고 봤다. 안 지사는 “국가는 곧 국민이다. 국가는 국민을 위해 국민에 의해서만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옛날 어느 때 어느 날부터 그 국가는 국민으로부터 멀어졌다. 국민의 녹을 받아 국가조직에서 일하는 자들이 국가가 국민보다 높은 존재임을 강조하기 시작했다”고 꼬집었다.
안 지사는 이어 “국가는 더 이상 국민의 것이 아니라 받들어 충성해야 할 절대자가 되었다. 그 덕에 국가에서 일하는 자들은 존귀한 존재가 되었다. 좋은 옷에 좋은 차에 국가란 이름으로 호령하고 명령하는 자가 되었다”면서 “사람들은 그때부터 점점 더 정치, 권력, 국가를 믿지 않게 되었다. 세금 내는 것은 세금 뜯긴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국방 의무도 군대 끌려간다고 말하기 시작했다”며 국가와 국민이 유리된 과정을 설명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낸 체제가 민주주의라고 했다. 안 지사는 “국가가 이념을 가지면 국민은 그곳에 들어갈 수가 없다. 국가가 특정 종교를 고집하면 국민은 그곳에 들어갈 수가 없다. 전쟁과 폭력을 고집하면 국민은 그곳에서 떠난다. 그래서 우리가 도달한 국가체제는 바로 민주주의이다. 국민은 계급 민족 국가 종교 이념으로 가두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국민통합이 아닌 보수 이념으로 내편 다지기에 급급한 박근혜 정부를 빗댄 얘기로 들린다. 현 정부가 계속 특정 이념을 고집하고 중도층과 진보층까지 포용하지 못하면 민주주의 체제가 아니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안 지사는 “안녕 박정희! 안녕 20세기! 21세기는 더좋은 민주주의-시대교체이다. 일체의 폭력과 전쟁을 막고 평화와 안전을 지키며 어떤 침략전쟁에도 가담하지 않는 나라가 될 것”이라며 국가 비전을 제시했다.
|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9월 2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시교육청 대회의실에서 초청 특별강연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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