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감하는 결혼· 출생..갈길 먼 '초저출산국 탈출'

(종합)3월 혼인 건수 2만3600건..전년比 16% 줄어
3월 출생아수 전년比 10.2% ↓..17개월만 최대폭 감소
  • 등록 2013-05-27 오후 12:01:37

    수정 2013-05-27 오후 1:20:26

[세종=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혼인 건수와 출생아수가 모두 두자릿수대 감소율을 기록했다. 혼인은 4년4개월 만에, 출생아수는 1년 5개월 만에 가장 많이 줄어든 것이다. 기대했던 12년 만의 ‘초저출산국 탈출’도 힘겨울 전망이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동향’ 자료를 보면 3월 혼인 건수는 2만3600건으로 전년동월보다 4500건(-1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월 혼인 감소율은 지난 2008년 11월(-19.8%) 이후 4년4개월 만에 최대치다.

혼인은 지난해 11월 이후 전년동월비로 5개월째 감소를 기록하고 있다. 베이비부머 에코세대들이 대부분 30대 중반을 향해 가면서 혼인 적령기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데다, 20대 후반 청년들은 취업이 쉽지 않아 혼인을 점차 늦추고 있기 때문에 빚어진 현상이다.

▲자료= 통계청


결혼이 줄어들면서 출생아수도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3월 출생아수는 3만8800명에 그쳐, 전년동월보다 4400명(-10.2%) 감소했다. 출생아수 감소 폭은 지난 2011년 10월(-12.1%) 이후 최대다. 특히 출생의 선행지표 성격을 띠는 혼인 건수의 지속적인 감소로 인해 출생아수가 늘어나기 쉽지 않아보인다는 게 통계청 분석이다.

이에 따라 12년 만의 ‘초저출산국’ 탈출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흑룡띠’의 영향으로 합계 출산율(여성 1명 당 기대 출생아수)이 1.3명까지 늘었지만, 올해는 합계 출산율이 다시 떨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인구통계학계는 1.30명을 기준으로 ‘초저출산’과 ‘저출산’을 구분하고 있다. 현재 합계출산율이 1.3명 이하일 경우 초저출산국에 속한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1980년대 2명대에서 지속적으로 줄어 지난 2001년 1.297명을 기록해 처음으로 1.3명을 밑돈 뒤, 12년째 1.3초저출산국으로 분류돼 있다. 현재 OECD 국가 중 우리나라와 헝가리, 폴란드 등 일부 국가만이 초저출산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재원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지난해 5월 이후 혼인 건수 감소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혼인 감소로 인해 출생아수도 계속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올해도 초저출산국 탈출은 힘들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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