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츠 이사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 주최로 열린 특강에서 “국제원조를 받는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변한 유일한 국가인 한국이 그 경험을 살려 어떤 식으로 전 세계에 기여할지 생각해볼 때”라면서 이렇게 밝혔다.
게이츠 이사장은 “제가 지금껏 번 돈이나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번 돈들이 우리 재단이 하는 원조에 쓰이고 있다”면서 “삼성 등 민간부문에서 혁신을 통해 상품을 내놓고 있는데 원조에서도 그래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보통신(IT) 구루’로 불리는 게이츠 이사장은 지난 2000년 빌앤드멜린다게이츠재단을 설립해 원조활동에도 나서고 있다. 말라리아·소아마비 등 질병은 물론 에너지·빈곤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적극 투자하고 있다.
그는 스마트원조시스템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과거 원조의 문제점은 특정성과에 대한 측정없이 그냥 줬다는 것”이라며 “적절한 백신이 개발되고 최빈국에 적절히 보급될 수 있도록 스마트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원조가 정말 필요한 부분에 쓰이는가에 대한 측정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퇴임 후 원조활동에 적극 나서는 이유에 대해 “지금은 백신과 원조의 기적에 빠져있다”면서 “새로운 일도 과거 못지않게 큰 충만감이 있다”고 말했다. 또 “운이 좋게 부를 쌓았다면 스스로 다 써버릴 수 있지만 그것은 한계가 있고, 자녀에게 넘겨줄 수도 있지만 그것은 자녀에게 오히려 해가 된다”면서 “남은 한가지가 사회환원이며, (퇴임후) 인류박애적인 일을 해야 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이날 원자력에너지에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2010년 에너지 벤처업체 테라파워 설립한 그는 4세대 원자로 개발을 추진 중인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손을 잡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이츠 이사장은 과거 MS 시절의 경험담을 들려주면서 원조 외에 소프트웨어(SW)의 중요성도 설파했다. 그는 “SW는 일상의 일부가 됐고 이를 통해 삼성전자(005930)·구글·아마존·페이스북 등이 탄생했다”면서 “SW 덕에 인간의 소통이 더 풍부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혁명을 생각해보면 (과거에는) 각 환경마다 전세계의 위대한 강연들을 다 들을 수 없었지만 디지털혁명을 통해 이것이 가능해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일 밤 방한한 게이츠 이사장은 21일 서울대와 삼성전자 서초사옥 등을 찾았다. 이날 오전 국회를 방문한 데 이어 오후에는 청와대를 찾아 박근혜 대통령과 회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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