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009150)는 17일 KAIST와 삼성서울병원과 공동으로 세포벤치(Bench)연구센터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삼성테크윈(012450)도 최근 디지털카메라 사업을 분할하면서 바이오와 로봇, 에너지 등 신성장사업에 적극 진출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삼성은 그동안 삼성의료원 등을 통해 바이오 분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바이오와 헬스 등 신수종 사업 발굴에 주력해왔다.
업계에서는 바이오와 무관한 삼성전기가 이 분야에 도전장을 낸 것은 연구 단계에서 벗어나 이를 사업화하는 데 가능성을 엿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세포벤치연구센터, 암 치료 등 의료분야 개척
삼성전기가 KAIST, 삼성서울병원과 공동으로 세운 세포벤치연구센터는 3개 단체가 갖고 있는 분야별 첨단 기술을 접목시킬 계획이다.
즉 삼성전기의 `첨단 소재 및 장비 기술`과 KAIST의 `바이오소자 기술`, 삼성서울병원의 `임상 적용 기술`을 결합해 의료 바이오 분야를 개척한다는 전략이다.
세포벤치연구센터의 센터장은 조영호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가 맡는다.
연구센터는 생체모사 세포칩(Bio-inspired Cell Chip)을 이용한 개인별 맞춤형 항암제를 발굴하고 임상적용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조 센터장은 "초기에는 한국인 사망원인 1위인 폐암용 항암제 세포 칩 개발을 목표로 하고, 이를 기반으로 5대 고형암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삼성전기, 의료 바이오분야 성장동력으로
고병천 삼성전기 기술총괄 부사장은 "바이오 셀 칩 분야는 삼성전기에게 새로운 사업 분야로 진입하는 의미있는 도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공동 연구를 통해 세포칩 분야의 원천기술을 확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간편하고 효과적인 치료방법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기에서 의료 바이오분야 연구는 중앙연구소 소속 eMD(ELECTRONIC MATERIAL AND DEVICE) 센터에서 맡고 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삼성전기는 작년부터 바이오와 환경, 에너지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선정해 역량을 모으고 있었다"며 "항암제 개발에 나서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기는 그동안 다양한 바이오 분야에서 이를 사업화로 연결시킬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모색해왔다"며 "바이오셀 칩 분야가 그 첫 번째라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삼성테크윈, 바이오와 로봇 접목 계획
삼성테크윈은 최근 분할한 `삼성디지털이미징`외에 존속하는 ` 삼성테크윈`이 신성장 동력으로 바이오와 로봇 사업을 선정한 상태다.
이와 함께 의료용기기 및 부분품 제조· 판매 ·서비스, 유전자검사기기(TMC-1000)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향후 지문, 홍채, 정맥, 얼굴인식 등 지능형 인식 기술을 활용한 출입 통제와 영상감시시스템 영역으로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또 광학 및 전자기술, 열· 유체기술을 이용해 시큐리티사업을 오는 2012년에는 의료· 보안· 산업용 로봇사업으로 확대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삼성테크윈 관계자는 "바이오 사업은 아직 밑그림만 그려져 있는 상태"라며 "의료용 및 산업용 로봇사업을 본격화하면 의료용 수출과 처지용 로봇 기술 분야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의 바이오사업 연구는
이미 상당기간 삼성은 삼성생명공익재단 소속의 삼성의료원을 통해 바이오사업을 진행해 왔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2006년 코스닥 상장사인 메디포스트와 함께 줄기세포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셀트리온과 표적치료제 개발을 위한 제휴를 체결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셀트리온 등 바이오기업들의 임상시험도 전담 중이다.
또 삼성전자는 분자의학 및 임상의학, 유전체연구를 담당하는 부설기관으로 삼성생명과학연구소를 갖고 있다.
이와 관련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5월 취임, 초일류 기업 목표 달성을 위해 신수종 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할 것을 주문했다.
이 부회장은 또 "기술 준비경영을 통해 사업구조를 고도화해야 한다"며 "솔루션 사업, 신IT 제품, 에너지·환경, 바이오·헬스 등에서 신수종 사업발굴을 확대하라"고 당부한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바이오 분야의 한 교수는 "삼성이 바이오에 관심 있다는 건 업계에선 이미 다 알고 있던 사실"이라며 "반도체와 IT기술 중 바이오에 접목시킬 수 있는 분야는 의외로 많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암 치료 관련 세포연구 분야도 매우 다양해 삼성이 어느 쪽에 집중할 지 알 수 없지만 시간을 두고 지켜볼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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