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양사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의 지주회사인 ㈜두산(000150)은 SK면세점(워커힐면세점)과 협상에서 이같이 합의했다.
두산이 처음부터 가장 관심을 뒀던 것은 SK의 운영시스템과 물류창고였다. SK의 IT를 활용한 운영시스템은 국내 최고수준이다. SK는 서울 광장동의 워커힐면세점에 이어 서울 동대문 케레스타에 시내면세점을 추가로 유치하기 위해 꾸준한 투자를 진행해 왔다.
2014~2015년 총 100억원 이상을 들여 워커힐 DF(Duty Free·면세) 사업시스템을 개선해 세관과 협력사, 면세점을 연결하는 원스톱 정보공유 시스템을 갖췄다. SK가 지난해 1월부터 운영 중인 스마트폰 물류시스템은 물품 입고부터 인도장 인도까지의 모든 보세물류 관리가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처리가 가능하다.
두산은 우선 운영시스템과 보세물류창고를 확보하는 데 주력한 뒤 재고와 인력 부분은 SK와 추가로 협상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운영시스템을 하루빨리 인수해야 SK의 시스템을 두산에 최적화해 시범운영하고, 온라인 홈페이지 구축 등 후속작업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력 문제에서 두산은 190여명의 정규직에 한해 원칙적으로 고용을 검토하기로 했다. 하지만 개별 면담에서 최대한 개인 의사를 수용하기로 해 유동적인 상황이다. 두산과 SK는 추후 재고와 인력 부문 협상을 진행해 최종 계약을 가급적 빨리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두산은 현재 SK의 운영시스템을 기반으로 면세매장과 인터넷면세점, 모바일면세점을 잇는 IT를 활용한 판매망을 검토하고 있다.
두산은 지난해 말부터 두산타워 7~17층에 1만6000여㎡(약 5000평) 규모의 면세사업장을 조성하기 위해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으며, 현재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오는 5월 개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두산은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에 진출하면서 새 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면세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표현될 만큼 해마다 두자릿수의 성장을 거듭해왔다. 최근 그룹 전반의 구조조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두산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한 셈이다. 이번 작업은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서원 두산면세점 전무(오리콤 부사장)가 진두지휘하고 있다.
서울에 위치한 시내면세점이 기존 6곳에서 9곳으로 늘어나면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지만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등 외국인 관광객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에서 면세시장이 더 커질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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