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M&A)②`닮은 꼴` 인수사례는

한화케미칼 쏠라펀 인수, 두산·STX 해외인수 구조 따르나
차입조건과 피인수회사 실적이 추가 재무부담 `변수`
  • 등록 2010-08-06 오후 2:50:00

    수정 2010-08-06 오후 1:58:37

[이데일리 이태호 기자] 한화케미칼(009830)의 중국 태양광업체 솔라펀(Solarfun Power Holdings Co., Ltd.) 인수 방식과 차입부담의 정도는 지난 2007년 두산과 STX그룹의 사례로 일정 부분 추정해볼 수 있다.

당시 두산과 STX그룹은 900원대로 떨어진 달러-원 환율을 활용해 각각 49억달러(4조6000억원, 1달러=950원 기준)와 7400억원에 달하는 거금을 투입, 미국과 노르웨이 기업을 인수해 큰 화제를 몰고왔었다.

공통점은 모두 특수목적회사(SPC)를 세워 인수 주체로 활용했다는 것. 그러나 기존 그룹의 부담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SPC에 다소 많은 부채를 떠넘기면서 이후 추가 출자가 불가피한 상황을 자초하기도 했다.

6일  M&A업계 관계자는 "SPC 설립을 통한 인수는 인수주체 그룹의 책임과 재무부담을 제한하는 효과가 있다"면서 "다만, 가진 게 주식밖에 없는 회사인 만큼 차입하는 데 있어서 다양한 조건이나 제약이 따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6일 14시20분 실시간 금융경제 뉴스 터미널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및 유료뉴스인 `마켓프리미엄`에 출고됐습니다.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또는 마켓프리미엄을 이용하시면 고급기사를 미리 보실 수 있습니다.>

◇ SPC 출자금 30~40%는 `계열사가 빌려서`

두산과 STX그룹이 인수자금에 쓴 그룹 내부의 돈은 그리 많지 않았다. SPC 자본항목을 채우는 데 쓰인 이 돈은 두산의 경우 14억달러, STX는 2770억원이었다. 인수에 필요한 총 자금의 27%와 37%에 불과한 금액이다.

▲ STX·두산이 M&A 위해 설립한 SPC 구조
그런데 이러한 출자금마저도 `여윳돈`이 아니라 `빌려온` 돈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시 차입인수(LBO·leveraged buy-out)가 얼마나 공격적이었는 지를 실감할 수 있다.

2007년 7월 두산인프라코어·두산엔진이 미국 잉거솔랜드의 중장비업부 `밥캣` 인수 SPC에 넣은 출자금의 상당부분도 차입금이었다. 이 영향으로 두산인프라코어의 순차입금은 2006년말 3000억원대에서 2년뒤 1조5000억원대로 드라마틱하게 불어났다.

2007년 10월 STX조선해양·STX엔진은 노르웨이 크루즈선사 `아커야즈` 인수비용을 내부자금으로 충당했지만, 실질은 두산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차입금 성격의 `선수금`이 활용됐기 때문이다. 결국 STX조선해양의 순차입금 역시 2007년말 마이너스에서 지난해말 1조4000억원대로 불어났다.

이처럼 그룹이 열심히 큰 규모의 자본금을 마련해준다 하더라도 종이회사에 불과한 SPC의 부채비율은 인수금융 완료와 동시에 200% 안팎을 기록하게 된다. 이에 M&A 회사들은 이 비율을 낮추기 위해 재무적투자자(FI)를 끌어들여 높은 수익을 보장해주는 상환우선주나 전환우선주를 발행하기도 한다.
 
◇ 추가출자 부담 경계해야

한화케미칼의 신용등급은 A+로 두산그룹이나 STX그룹 계열사(둘 다 A- 혹은 A 수준)보다 높은 데다가, 인수대상 기업의 규모도 비교적 작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큰 재무부담을 갖게 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한신정평가는 전날 저녁 평가보고서에서 "인수대금 대부분을 장기, 저리의 신재생에너지 관련 정책자금으로 조달할 계획으로 실질적인 재무적 부담은 크지않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다만, 올 1분기 말 현재 한화케미칼의 현금성자산이 916억원에 불과해 외부 차입에 따른 일정 수준의 재무부담 증가는 불가피해 보인다. 또 피인수회사인 솔라펀의 향후 영업실적은 추가적인 재무부담을 결정짓는 열쇠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STX그룹의 SPC `STX노르웨이`는 3034억원의 순손실을 냈고, 두산그룹의 SPC `두산인프라코어인터내셔널(DII)과 두산홀딩스유럽(DHEL)`은 각각 4561억원과 343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또 STX그룹은 2008년 이후 아커야즈(지금의 STX유럽)의 지분을 확대하는 데 내외부 자금 수천억원을 추가로 투자했고, 두산그룹은 DII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증자로 10억달러를 더 쏟아부었다.
 
한편 솔라펀은 올 상반기에 4억7400만달러의 매출액과 6800만달러의 영업이익(여업이익률 14.3%)을 올렸다. 반면 지난 2008~2009년에는 각각 3000만달러의 영업손실과 170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부진한 실적을 나타냈었다.
 
▲ 솔라펀 주요 재무지표(단위: 백만달러, 자료: 한국기업평가)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청룡 여신들
  • 긴밀하게
  • "으아악!"
  • 이즈나, 혼신의 무대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