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왼쪽)을 차기 WTO 사무총장으로 지지한다는 보도가 나왔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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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미국이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차기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으로 지지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최근 일본과 유럽이 돌아서면서 코너에 몰렸던 유 본부장의 미국이라는 ‘뒷배’를 지렛대로 막판 뒤집기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미 국무부는 지난 25일 일부 재외공관에 외교전문을 보내 주재국 정부가 유 본부장을 차기 WTO 사무총장으로 지지하는지를 파악하라고 지시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지 후보를 명확히 밝힌 국가의 재외공관에는 이 외교전문을 보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티코는 “이는 미국이 이번 경쟁에서 유 본부장을 지지한다는 가장 확실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외교전문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외교관들에게 주재국 정부가 어떤 입장인지 가늠해 보라고 지시했으며, 특정 입장이 없다면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후보보다는 유 본부장을 지지해줄 것을 간접적으로 권유했다. 미국의 전직 통상 분야 관리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이 문제를 조율했다고 밝혔다. 다만, USTR과 국무부, 백악관은 이 사안에 관한 문의에 답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인 최초로 WTO 사무총장에 도전하는 유 본부장으로선 희소식이다. 앞서 한국에 반도체 수출규제를 실시해 WTO에 제소된 일본이 유 본부장을 지지하지 않기로 한 데 이어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도 오콘조-이웰라 후보를 지지하기로 합의하면서 유 본부장의 판세가 다소 불리하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유 본부장을 향한 미 국무부의 지지 정황이 포착되며 마지막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WTO는 지난 19일부터 164개 회원국을 상대로 유 본부장과 오콘조-이웰라 후보에 대한 최종 선호도 조사를 하고 있다. 조사는 27일까지다. WTO는 28일 회원국 수석대표회의(HOD)를 열어 이 사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WTO 사무총장은 선출 시한인 11월 7일 전까지 의견 일치를 도출하는 과정을 통해 다음 달 최종 선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