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의 크레딧 애널리스트들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는 '금호아시아나의 유동성 우려'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들은 풋옵션을 해소할 수 있는 그룹 차원의 '능력'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맞닥뜨린 시장의 우려를 인정하지 않고, 우려를 불식시킬만한 새롭고 강력한 카드를 꺼내들지 않았다는 점에 큰 아쉬움을 나타냈다.
위기를 적극적으로 돌파하려는 '태도'와 '액션'의 부재를 문제로 지적한 것이다.
◇ 대책 발표가 역효과..왜?
지난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2006년 대우건설(047040) 인수 당시 재무적투자자(FI)들에게 제공한 풋옵션의 해소 대책을 발표했다. 주요 계열사 대표들이 모두 참석한 자리에서 대규모 자산매각 등 재무부담을 축소해 나가기 위한 자구책을 제시했다. 관련기사☞ 금호그룹 "내년까지 4조5740억 유동성 확보"
금호의 이번 IR이 별다른 효과를 가져오지 못한 이유에 대해 크레딧 애널리스트들은 '알맹이가 없었다'고 꼬집고 있다.
길기모 굿모닝신한증권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강남 터미널(서울 반포 고속버스터미널) 같은 알짜 자산의 매각 계획을 밝히는 등 보다 적극적인 액션을 보여줘야 한다"며 "시장의 우려를 미리 잠재워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면 풋옵션을 해소하더라도 자금난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길 애널리스트는 또 "별거 아니다라는 식으로 치부할 게 아니라 현 상황의 심각성을 매우 적극적으로 인정한다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contingency plans(비상시 대책)을 제시하고, 시장의 이해를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풋옵션 해소 능력' 보여줬지만…
금호의 풋옵션 해소 대책의 요지는 옵션행사 시점을 달리해 리스크를 분산시키고, 매입지분은 재매각 하는 방식 등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것. 대우건설 주가를 올려 실질적인 부담을 줄여나가는 방안도 포함됐다. (위 그림)
그는 그러나 "능력을 홍보한 다음 단계로, 의지를 보여주고 실천에 옮겨야 하는데 여기에 대한 시장의 믿음이 부족하다"며 "대우건설 인수금융 때도 많은 핵심 자산들을 팔 것처럼 얘기했지만 실천으로 옮겨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크레딧 애널리스트도 "이번 IR의 내용은 단지 펀더멘털이 튼튼하고, 실적이 괜찮았다는 점에 집중돼 있었다"며 "금호는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지만 여전히 뭘 쓸까만 고민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금호아시아나는 지난달 IR에서 인원 문제로 배제됐던 일부 채권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에 포함, 조만간 별도의 IR을 실시할 예정이다.
▶ 관련기사 ◀
☞금호산업, 유동성 확보위해 1조원대 자산매각
☞금호산업, 상반기 영업익 763억원, 전년비 1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