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동호회]레고의 매력에 빠진 몬스터들

  • 등록 2014-08-11 오전 10:35:47

    수정 2014-08-11 오전 10:35:47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늦은 밤 서울 삼성동에 있는 티켓몬스터의 한 회의실. 알록달록한 블록들이 잔뜩 쌓여 있는 테이블 앞에 직원들이 모여 앉아 반짝이는 눈동자로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다.

티켓몬스터의 레고 동호회 ‘브릭몬스터’의 정기모임 현장이다. 한 달에 한 번, 브릭몬스터 회원들은 퇴근 후에 모여 이날을 위해 만든 자기만의 ‘보물’을 하나씩 꺼내 놓는다. 50조각이면 완성되는 간단한 것부터, 무려5000 조각의 블록으로 12시간 이상 조립해야 완성되는 거대한 작품도 있다.

이 동호회의 회장 허성욱씨(SQM유닛, 39)는 레고 마니아다. 처음 레고의 ‘스타워즈’ 시리즈를 접한 후 7년간 총 500종의 시리즈물을 모았다고 한다. 레고 조립을 통해 얻는 성취감을 꼭 주변 사람에게 전하고 싶었던 그는 팀 동료들과 소규모 레고 조립 모임을 시작했다. 때마침 지난 3월 회사에서 동호회를 새로 등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는데 허성욱씨는 젊은 직원들이 많은 회사 특성상 분명 많은 호응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현재 회원 수는 40명. 사내 일반적인 동호회원이 평균 30명임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회원 수다. 게다가 정모 출석률은 항상 90%에 가깝다. 예상 외로 여성 회원 비중도 절반 가량 돼 남자 직원들의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귀뜸했다.

정기모임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브릭몬스터’ 회원들. 티켓몬스터 제공.
아직 동호회가 만들어진지 얼마 되지 않아 활동 성과는 미미하지만, 그 어떤 동호회보다도 열심이라고 자부한다. 8월 중순 경에 동호회원들이 지금까지 만든 작품과 개인의 소장품들을 사내 까페 ‘티몽’에 전시하는 행사도 계획하고 있다. 특히 ‘런치앤런’으로 불리는 회사 점심시간을 이용한 사내 강좌 프로그램에 레고의 역사를 비롯해 레고 관련 내용을 소개할 예정이다. 많이들 궁금해 하는 레고를 통한 재테크 방법도 공유할 계획이다.

동호회에 가입하면서 처음 레고를 사서 조립해 봤다는 박선하씨(스크럼마스터유닛, 31세)는 레고의 세계에 매료 돼 스스로가 이미 중독됐다고 말한다. 기존 동호회의 대다수가 운동과 야외활동 위주인데 반해 브릭몬스터는 실내 활동 위주여서 부담이 없다는 신예슬씨(개발유닛, 24세)도 “앞으로 레고 구입에 상당한 비용이 들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또 “가끔 티몬에서 국내 미출시 된 한정판이 올라올 때가 있어 득템하는 경우도 있다”며 회사 자랑도 잊지 않았다.

허성욱 동호회장은 “복잡했던 생각과 스트레스를 잠시 내려놓고 레고 조립에 빠져들다 보면 한 두시간 가는 것은 금방”이라며 “회원을 모집할 때 ‘피규어 덕후’들만 신청하면 어떡하나 싶었는데, 예쁘고 재밌어 보인다며 레고를 처음 접한 여직원들의 신청이 많아 놀랐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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