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삼성 소송전 좌우하는 한국계 미국인 女판사

루시 고 판사, 지재권 소송만 10년 `전문가`
삼성 태블릿 美 판매 중단결정으로 업계 파문
  • 등록 2012-07-20 오후 2:01:28

    수정 2012-07-20 오후 2:01:28

[이데일리 임일곤 기자] 애플과 삼성전자(005930)의 특허권 분쟁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을 담당하는 한국계 미국인 루시 고 판사(43)에 대해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루시 고 판사(사진출처:WP)
1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지방법원의 고 판사가 지난달 삼성전자 갤럭시탭 10.1의 미국 내 판매를 일시적으로 금지하는 판결을 내리면서 관련업계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러한 판결은 태블릿PC의 판매량이 크게 치솟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인데다 갤럭시탭 10.1은 애플 아이패드와 맞붙을 몇 안 되는 태블릿PC 가운데 하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고 판사가 이번 판결을 통해 애플과 삼성의 경쟁을 중단시키는 일을 했으며, 이는 애플이 하고 싶어도 하지 못했던 일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독일의 지적재산권 전문 블로거인 플로리안 뮐러는 “전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고 판사가 지금은 유명해졌다”며 “그녀의 이번 판결은 다른 소송에서 많이 인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 판사는 지난달 미국 내 갤럭시탭 판매를 일시적으로 금지하면서 판결문을 통해 “삼성이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으나 이는 특허권을 위반한 제품으로 불공정하게 경쟁하라는 것은 아니다. 갤럭시탭 판매가 계속되면 애플이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이달 중으로 배심원 재판을 남겨놓은 상황이어서 정보기술(IT)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애플은 현재 전 세계 태블릿PC 시장에서 63%의 점유율로 1위를, 삼성은 9%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고 판사는 지난 1968년 미국 워싱턴DC에서 태어나 1993년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한국인 2세다. WP는 고 판사가 지적재산권 관련 소송에서 10년간 일해온 전문가라고 소개하면서 이번 애플과 삼성 간의 특허권 분쟁을 맡기에 가장 이상적인 인사라고 설명했다.

고 판사는 지난 2010년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의해 캘리포니아주 북부지역 지방법원 판사로 임명됐다. 이후 지난 1년 동안 수백 건의 소송을 다뤄왔으며 현재는 태블릿PC와 스마트폰 등 첨단 모바일 기기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고 판사의 멘토이자 같은 법원의 로널드 와이트 판사는 “고 판사는 일을 위해서라면 휴가를 줄이고 주말에도 판례를 연구하는 등 오랜 시간 일에 몰입한다”며 “그녀는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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