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지진 남은 자들의 고통..`외로워서 죽는다`

35만명 피난생활..대부분 실업자
고독사 증가..방사능 오염자수 상당
  • 등록 2012-03-12 오후 1:19:29

    수정 2012-03-12 오후 1:19:29

[이데일리 임일곤 기자] 1만9000명의 목숨을 앗아간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다. 피해지역 주민은 여전히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임시주택에 머무르면서 고통을 겪고 있으며, 후쿠시마현 주민 상당수가 방사능에 피폭된 것으로 밝혀지는 등 방사능 공포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일본에서 대지진으로 집을 잃고 피난 생활을 하고 있는 이재민 수는 현재까지 35만명. 이 중 대부분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채 희망없이 불확실한 미래에 놓여 있다.   
▲ 동일본 대지진 1주년을 맞이한 지난 11일 일본 미야기현 센다이의 한 해안가 마을에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비는 추도 행사가 열렸다. (사진출처:WSJ)
이재민들 가운데에선 가설주택 등에서 생활하면서 슬픔과 외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고독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와테와 미야기, 후쿠시마현 3개 피해 지역 가설단지에서 생활하는 주민 가운데 18명이 현재까지 고독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가운데 대부분은 지병이 있는 상태로 가족, 친척과 연락이 되지 않아 쓸쓸히 숨졌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반경 20Km 이내는 관계자 이외의 출입이 엄격히 금지된 상태. 이곳에 살던 15만명의 주민은 일본 각지에 뿔뿔이 흩어져 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추가 대피 지역을 검토, 일부 지역은 앞으로 10년 동안 사람이 거주하지 못하게 하는 방안을 이달 말에 발표할 계획이다.

방사능 공포도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 히로사키대 의료종합연구소가 후쿠시마 제1원전 주변 주민 65명을 대상으로 방사능 요오드에 대한 갑상성 피폭 여부를 조사한 결과 80%에 가까운 50명에게 요오드가 검출됐다. 이들 중 최대 피폭량은 87밀리시버트(m㏜)였으며 5명은 50m㏜ 이상 피폭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지진 여파로 일본 전역의 원자력발전소 운영이 내달까지 모두 정지되면서 심각한 전력난도 우려된다. 지난해 여름에는 19개 원전이 가동됐지만 올 여름엔 모든 원전이 올스톱해 사상 최악의 전력난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

복구 사업을 위해 쏟아 붓는 정부 지출 확대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인 일본의 국가부채 폭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도쿄는 동북부 피해 지역 복구 사업을 위해 20조9000억엔(2500억달러)의 자금을 투입할 예정인데 이는 포르투갈의 연간 국내총생산(GDP) 규모에 맞먹는다. 자칫 유럽에 이어 일본이 재정위기 차기 주자가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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