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이번 GM과의 협상에서도 유동성 지원에 대한 확실한 반대급부를 얻어내지 못할 경우 8년 전 `퍼주기` 논란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 채권단 우선주 실익없어…퍼주기 우려 현실화?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외환은행, 신한은행, 국민은행, 하나은행 등 채권단은 2002년 GM대우 상환우선주를 인수한 이후 7년동안 3만여주의 우선주 배당과 78억6000만원 정도의 현금배당을 받았다.
결산 기준으로 2002년~2005년까지 배당이 없었고 2006년과 2007년분으로 2만5533주, 5159주를 받았다. 현금 배당의 경우 최초 발행가액(주당 505만원)의 2.5%로 연간 400억원을 받아야하지만 2006년과 2007년 결산 기준으로 각각 1300만원, 78억원만 집행됐다.
게다가 지난해 GM대우가 8800여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던 만큼 올해는 배당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대우차 자산을 GM에 넘긴 댓가로 우선주를 받았는데 배당으로 들어온 우선주는 현재 유동화가 불가능하고, 현금 배당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며 "GM대우의 경영난이 지속되면 우선주 상환도 기약이 없기 때문에, 7년 전 우려가 현실로 다가온 셈"이라고 말했다.
상환우선주의 경우 순익을 내는 것을 전제로 배당과 상환을 받을 수 있는 데다가 채권보다 변제순위가 뒤떨어지고 담보도 없어, 법인이 파산할 경우 사실상 휴지조각이 될 수밖에 없다.
채권단은 각 은행별로 수익증권화된 GM대우 상환우선주에 대해 매년 공정가액을 평가하면서 30~60%까지 가치를 삭감한 상황이다.
◇ "일방적 지원 안된다…명분 아닌 실익 추구해야"
은행권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GM대우 유동성 지원과 관련한 협상에서도 단순히 명분만 얻고 일방적으로 지원하기보다는 실제적인 이익을 추구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산업은행과 GM과의 협상 과정에서 GM이 어떻게 노력하고 무엇을 내놓을지에 대한 내용은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이번에는 채권단이 일방적으로 부담을 짊어질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자동차산업과 금융산업에 실리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협상이 진행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닉 라일리 GM아시아태평양총괄 사장이 "산업은행에 GM대우 지분을 매각할 의향이 없다"고 못박은 것과 관련해서도 시장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이어 "구속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산업은행이 경영에 관여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며 "GM대우 이사진 10명 중 동수 또는 과반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산업은행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협상에 임해야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아직 GM대우 추가 지분 인수 카드를 버린 것은 아닌 것으로 해석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와 산업은행이 GM대우 유동성을 지원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명분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지금은 8년 전과 달리 문제 해결의 열쇠를 우리쪽이 잡고 있는 만큼 경영진 현지화를 포함해 채권단의 입장을 보다 명확하게 반영할 수 있는 실제적인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GM대우 보통주 지분 28%를 보유한 산업은행은 주주간 계약서에 따라 GM대우 이사회 10석 중 3석을 확보하고 있지만 현재는 김기현 이사, 박순화 이사 2명만이 나가있는 상태다. 나머지는 GM측 인사와 3대, 4대 주주인 상하이차 및 스즈키 추천인사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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