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희 행장 취임 일성 "기업은행만의 길 걷겠다"

(종합)"은행권 빅4 재편..기업은행은 장점을 키워 대응"
"지주사 전환, 정부-국회와 협의 통해 천천히"
"영업방식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
  • 등록 2010-12-29 오전 11:52:14

    수정 2010-12-29 오후 2:15:41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조준희 신임 기업은행장(사진)은 29일 "기업은행은 장점을 키우고 단점을 보완해 가면서 우리만의 길을 걷도록 하겠다"고 취임 일성을 밝혔다.
 
조 행장은 순수 기업은행 출신으로는 첫 내부 출신 은행장이다.

조 행장은 이날 오전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장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인수합병(M&A) 등으로 빅4 체제로의 변화가 생기고 영업환경은 더욱 어려워지겠지만 기업은행이 잘 할 수 있는 길을 찾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그동안 캠페인과 프로모션 등을 남발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처럼 무턱대고 하지 않도록 영업방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며 "직원들이 캠페인을 안하면 영업을 안 해도 된다는 생각이 만연해 있지만 기업은행이 영원하려면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두 해 고민한 것이 아닌 만큼 결단을 내리도록 하겠다"며 "캠페인과 프로모션 등의 필요성과 횟수는 은행장인 본인이 직접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조 행장은 지주사 전환 및 민영화 전략에 대해 "정부와 국회의 동의가 필요한 것이며, 정부의 방향에 따라야 한다"며 "여러 가지 상황을 보면서 정부와의 조율을 거치며 차근차근하게 할 생각"고 말했다.

윤용로 전 행장과 지주사 전환에 대해 노선 차이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선 "결국 지주사 쪽으로 가고 있는 건 맞다"며 "스케줄을 갖고 가면서 조율을 해야 하는 만큼 연내에 하겠다고 말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고 답했다.

그는 "중소기업금융의 기반을 더욱 확고하게 다져 국가경제적 기대에 적극 부응해 나가겠다"며 "중소기업의 자금난 해소뿐 아니라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끌어 올릴 수 있도록 인수합병(M&A)와 기업공개(IPO), 컨설팅, 해외진출 등 지원 분야를 더욱 넓혀 나가겠다"고 밝혔다.

조 행장은 이날 취임식 직후 첫 공식일정으로 금융위원회 등 유관기관 취임 인사와 고(故) 강권석 행장의 묘소 참배를 잡았다. 그는 "강 전 행장 묘소는 기업은행에게는 국립현충원 같은 곳"이라며 "우리에게 정신적으로 힘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 상주 출신인 조 행장은 1954년생으로 상주고와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를 졸업했다. 1980년 기업은행에 입사해 동경지점장과 경인지역본부장, 개인고객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조 행장은 기획, 인사, 영업 등 은행내 요직을 두루 거친 내부 핵심 인물로 통한다. 특히 3년 동안 동경지점장을 거치면서 금융권의 일본통 인사들과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과묵한 성격이지만 유창한 말솜씨를 바탕으로 특유의 리더십을 갖고 있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조 행장은 1996년 김승경 행장 이후 역대 두 번째 내부 출신 은행장이다. 김 행장이 기업은행 전신인 농업은행 출신이어서 순수 기업은행 출신으로는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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