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17일 1500억원 규모의 2년 만기 회사채 발행을 위해 전날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모집금액을 채우기는 커녕 발행액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120억원을 주문받는데 그쳤다. 이경록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BBB+ 등급으로 추락한 대한항공의 미매각은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었지만 그 규모는 예상보다 컸다”고 평가했다.
대한항공의 회사채 수요예측 실패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2014년부터 이번까지 총 5번에 걸쳐 8000억원 규모의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확보한 투자수요는 절반에도 훨씬 못 미친다. 이 같은 전례가 있다 보니 회사채 발행에 나설 때마다 주관사를 선정하는 일조차 쉽지 않다는 얘기까지 심심치 않게 들린다.
일각에선 유가 하락으로 유류비가 감소하면서 수익성이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최근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지카 바이러스 확산이 그 기대감을 반감시키고 있다. 이런 와중에 눈에 띄게 강화되는 기관투자가들의 우량등급 회사채 선호 경향도 대한항공에는 악재로 작용했다.
▶ 관련기사 ◀
☞대한항공·아시아나 동갑내기 오너 3세..'시험대 올랐다'
☞대한항공, 장거리 노선 수익성 개선…단기 반등 가능-대신
☞대한항공, 저유가에 웃고 환율에 울고..작년 영업익 58.6%↑ (상보)